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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가 보고싶다.
한 동네살던 내 친구 이 정오.
-기미년 삼월일일 정오~~~
하곤 놀렸던 기억이 난다.
정오는,
그의 어머니를 닮아서 그랬는지 몰라도 언변이 청산유수였다.
누구나 그의 언변에 뽕가지 않을수 없을정도로 말을 잘했었다.
그의 주변엔 항상 친구들이 많았고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들 봤었다.
누구 앞에서도 당당하던 그.
헌데 내 앞에선 왜 그랬는지 몰라도 고양이 앞에 쥐였다.
초등학교 동창.
그리고 늘 한반으로 공부에선 내가 앞섰고 그게 그에겐 어떤 열등감으로
작용했는지 몰라도 늘 내 앞선 당당하질 못했었다.
친구면서도 가깝게 다가서지 못하고 서먹서먹하게 대하곤 했지.
-정오야,
우리 내일 놀러갈래?
-아냐, 나 다른데 갈데 있어.
의도적으로 피한거 같아 보였지.
상급학교에 진학을 한 나와 농촌에서 땅을 벗삼아 농삿군으로 살던 그
늘 고향에 가면 그를 만날수 있어 그 간의 애기도 들어 좋았다.
-야, 너야 말로 살아있는 상록수야
다들 고향을 버리고 돈벌러 가는 판에 넌 어떻게 고향에 남아서 그렇게 있니?
그렇게 농사가 좋아?
-어떠겠어, 배운게 없지 재주없지.
농사밖에 더 할게 있어?
그리고 난 농사가 좋고 부자되어 논도 늘려가면서 사는 게 좋아.
난 그래도 시골이 체질에 맞나봐.
늘 가면 바쁘게 살았던 그가 좋아 보였고 그래도 단 한명의 친구라도 고향을 지키고 있단
게 조금은 위안이 되곤했다.
그런 정오가 결혼을 하더니 이웃마을로 이살 갔단다.
-정오가 왜 이 동네를 두고 야산으로 이살했어?
-자기 형하고 싸우니까 이살 간 모양이더라.
형이 얼마나 욕심이 많아야지.
-그래?
그래도 그렇다.
살던 고향이 좋지.뭐가 그 동네가 좋아
기왕 살바엔 여기서 살지.
이웃마을에 살아도 고향에 가면 그를 볼수 있어 좋았는데...........
그리고,
늘 부지런 하고 열성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 모습이 좋았는데....
어린시절의 그 순수함을 간직함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좋았는데...
갑작스런 그의 부음.
술로 인한 간 경화란다.
-농사지을라 하면 힘드니까 술을 먹었고 그게 너무 과해서 간이 나빠졌데.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간이 나빠지도록 그렇게 술을 많이 마셨다냐?
-그러게.
그의 모덤을 찾았었다.
늘 우리가 뛰어놀던 저수지 주변의 양지바른 곳에 눠 있었다.
너무 젊은 나이에 아쉽게 간 그.
어린시절 목욕하고 새우잡고 칼 조개 캐고 놀던 그 저수지.
무던히도 다녔던 그 저수지 둑의 잔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정오야,
너 왜 그렇게 빨리 갔어?
할일도 많고 즐겁게 보내야 할 시간도 너무 많은데.....
가끔,
수줍은 미소로 맞아주던 그놈.
오늘 그 놈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