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4 일째

8월

 

 

8월,

참 빠르다.

풍성한 가을의 결실을 위해 곡식들은 한참 익어가는 계절.

이런 작열하는 뜨거움이 있기에 가을은 더욱 소중한 계절이

아닐까..

 

아침엔 까치산에 다녀와서 < 윤 국장>께 전화했다.

-오후엔 비가 온다는데 어쩔까요?

-그럼 비 온후에 가지 뭐..

헌데 오후가 되니 정작 하늘은 더 맑아진거 같다

요즘 기상청의 날씨 예보는 믿을수가 없다.

 

배낭도 매지않고 홀몸으로 나섰다.

부지런히 산행후에 <고향 보리밥>에서 막걸리 마시자 했다.

달작지근한 막걸리의 특유한 맛과 향.

잊을수 없다.

 

<삼성산 성지>에서 만나서 올랐다.

종교적인 박해가 한창이던 이조시대.

외국인 신부가 선교차 왔다가 붙잡혀 참수당한 3인의 성인.

 

 

 

수배령이 내려지자 억울한 신도들이 화를 당할가봐 자신들이 자수하여

스스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이 땅의 순교자들.

새남터에서 참수를 당했지만 후일에 명동성당에 모셔져 있었는데

여기로 모셨단다.

참수후로도 20 여일간을 그대로 방치했었으니 그 시대의 종교탄압이란 것이

얼마나 극심했는가를 알수 있을거 같다.

종교란 이렇게도 목숨까지도 버리고 희생하는것.

3인의 성인이 모셔져있는 쓸쓸한 무덤

숙연해 짐은 어쩔수 없었다.

 

등산은 딱 2시간 여정

그래도 평이한 코스를 선택한 탓에 지루한줄은 모르겠다.

바람도 살랑거리고 구름도 끼어 등산하긴 너무 좋은 날씨.

뜨거울거 같아 모자를 준비했지만 쓸 필요가 없었다.

 

산행후에 마시는 막걸리의 맛.

그 맛은 등산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달작지근한 텁텁한 막걸리가 목구멍을 넘어갈때의 특유의 맛과 향.

오징어 파전은 너무도 잘 궁합이 맞다.

 

 

 

 

늘 그랬었지만 둘이서 한되를 마신다

물론 나 보담 주량이 센 윤국장이 더 마시는건 사실.

그래도 늘 한되이상은 마시질 않는다

그렇고 보면 주량도 비슷한 모양이다.

 

-너 거기 어디야?

강원도 갔어?

-아뇨.지금 떠날려고요.

지금쯤 강원도에 간줄로 알고 전화했더니 아직도 서울에 있단 j..

-지금도 늘 고맙게 생각하는 맘 변함없지, 그렇지?

-건 말안해요.

엊그제 약속때문에 트러불이 있어 일부러 전화해서 그녀의 맘을 떠보기로

했지.

역시 여잔 남자보담 단순하다.

부드러운 말로 토닥거려 주면 금방 밝아오는 마음.

그런 맘을 알지만 어떤땐 일부러 긴 시간을 침묵으로 일관하곤 한다.

윤국장이 그런다

시간이 되면 넷이서 산행한번 하잖다.

그러고 보니 윤국장님도 숨겨둔 여자(?)가 있나보다.

 

 

 

-난, 김형은 절대로 여자와 대화하는 스타일이 아닌걸로 알았어.

교과서 처럼 그렇게 사는줄.........

-ㅋㅋㅋ...

윤국장님, 전 남자거든요.

왜 그렇게 보셨어요?

-평소의 행동을 봐서..

그러고 보면 사람의 맘은 알수 없단말야..

이 선호도 그렇고..........

 

1시간을 둘이서 막걸리 마셨나?

술을 먹었더니 정작 보리밥은 별로다.

뭐든지 배가 부르면 맛이 없는거...

 

그 집을 나섰을때 두 사람의 얼굴은 벌겋게 물들어 있었다.

술이란,

이렇게 기분좋게 마시는것이 진짜의 모습이 아닐까...

얼굴이 붉어서 부끄럽긴 했지만 그래도 기분은 나이스..

어둑어둑한 밤인데 어쩔려구.......

애써 태연한척 해도 거름걸이가 뒤뚱거리는건 어쩔수 없었다.

나도 그 분도..........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6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