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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아버지에 대한 기억

아버진 너무도 과묵하셨고 자식앞에선

권위가 생명인것으로 알으셨던지, 아님 갖고

있어야만 한다는 사고가 주입되어있었던

것이었을까.....

평생동안에

<아버지>하고 단 한번도 정답게 부르지

못하고 연을 끊은거 같다.

아버지와 자식간에...

이런 비극이 있을수 있는가?

 

그 만큼 아버지의 존재는 먼 거리에서

차원다른  위치로 각인되어 있었던거 같다.

아버지의 명령을 거역한단 건 상상도

못였고, 이의를 단단건 상상 못하였지.

당신의 한 마디는,

곧 자식들에겐 법이었지.

그렇다고 당신이 무리한 것을 명령하시거나

이루기 힘든것을 요구하신건 한번도

없으셨지.

 

-누나에게도, 형님에게도 그리고 남동생

여동생도 그렇게 아버지의 존재는 어렵고

가까히 다가설수 없는 분였다.

어머니 조차도.....

그게 나이듬서 외로움을 느끼신 걸까?

아님,

살아온 세월이 좀은 허전해진 탓일까?

막내라서 였을까?

막내인 <임>에겐 그렇지 않으셨다.

너무도 다른 모습의 아버지.

도란 도란 거리셨고...

가벼운 농담도 하셨고..

그런 모습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볼수

밖에 없었던 우리들.

가까이 다가선단것을 용납하지

않으셨던 당신였기에 어쩔수 없었다.

 

-무서운 존재,

가까이 할수 없는 먼 위치의 분.

어떤 보이지 않은 권위가 도사리고

있어 그렇게 어려운 위치였지.

-참 영감이 다른 사람들은 자식들과

오손 도손 애기도 잘도 나누고 하더라만

네 아부진 왜 저런지 모르겠더라.

어머님의 말씀.

 

어머님과의 지난 추억은 잘 애기함서도

자식앞에선 절대로 그런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셨다.

그건 훈장 생활을 오랫동안 하셨던

조부님이 제자들에게 보여준 권위가

은연중 몸에 벤게 아니었을까?

동네 분들의 존경을 받으신건 사실였다.

그런 존경을 받을려면 권위가 없어져선

안된단 생각에 젖어있어설까?

조부님은,

서당의 훈장님을 오랫동안 하신 탓에

존경도 받았지만 무서운 분였다.

그런 환경 탓일거야.

그 피를 어떻게 속일까?

 

어려운 생활에서도 단 한번도 초라한 모습을

자식들에게 보이지 않으셨고 배고프고

가난한 시절에도 자식들에게 밥을 굶게

하거나 초라하게 살게 하질 않으셨다

그건,

당신이 마땅이 자식에게 배풀어야 하는

의무인양 당신은 본연의 임무(?)을 다하셨지

 

-자식들앞에서 술 주정한 사람들.

-부부싸움을 하면서 벼라별 욕지거릴 하는

것을 에삿일로 알던 사람들.

-화투등으로 하룻밤에 가산을 탕진하고

처 자식을 가난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던 사람들.

아버지로써의 자격없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았지만...........

당신은, 단 한번도 실망을 보여주시거나

아버지로써의 권위를 저버린 적은 없으

셨다.

그래서 강하신분였나 보다.

 

-나 평생에 네 아부지 우는걸 보지

못했었다.

당신 부모가 돌아가실때도...

헌데, 네가 군대간 후에 친구 화섭이가

논에서 일을 하고 있었던가 보더라

그 광경에 불쑥 네 생각이 나서 눈시울이

붉어지셨단다.

'그 놈을 보니까 영 맘이 않 좋더구먼...'

하시던 어머니의 말씀

 

어쩌다 술 한잔 하시고 기분이 좋으시면

당신은 어두컴컴한 방에서 곧잘 <창>을

하시곤 하셨다.

-쑥대머리~~~~~

아마도 그런 노래를 부르시는건 그 노래

속에서 인생의 허무를 느낀건지도 모른다

슬픈 모습을 보이기 싫어 어둑한

방에서 창을 하신건지 모르지.

 

아버지 가신지 꼭 21 년,

어떤 부탁도 유언 한 마디 없으시고

떠나신 당신.

집안에 들어서면 늘 당신의 잔 기침이

끊으질 않으셨는데.....

가신날은 너무도 조용했다,

당신의 부재를 이렇게 보여주니....

당신은,

그 지겨운 해숫병과 함께 가셨다.

그 토록 낫게 해 주실려고 벼라별

약을 구해 주셨던 어머님의 정성.

그 정성도 보람없이...

아니,

그 정성 덕에 당신은 그래도 편안히

71 년간 사신건지 모른다.

어머님 생존시 당신은 행복했음으로...

사랑을 듬뿍 받으셨으니....

그 비결은,

한결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늘 변하지 않은  마음.

 

문득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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