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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8 일째

공사를 구분해야....

어젠,

약속시간 약간 늦어 도착하니 ㅈ 는 이미와 있었다.

ㅊ 는 예식장에 간 바람에 좀 늦고...

< 목포 홍어집 >에서 만났다.

-전라도 사람은 뭐니 해도 홍어가 최고야.

넌 홍어 좋아하지 않니?

-난, 먹긴 먹는데 뭐 너 처럼 좋아한 건 아니지.

그 톡 쏘는 맛도 첨엔 못 먹었는데..

- 그 맛에 먹는거지.

 

홍어, 삼겹살, 그리고 묵은 김치에 싸서 먹는 것이

3 합이란다.

그게 음식으로 궁합이 맛단 애긴가 보다.

우선 둘이서 3합으로 대를 시켰다.

ㅈ 는 대식가라  늘 대를 시켜야 된다.

먹는게 비대해지고 뱃살 나와서 좋지 않은데도

먹는건 퍽도 좋아한다.

 

< 초등학교 동창회 >의 회칙을 만들어 왔다.

검토해보란 애기.

하긴 우리가 동창회한지 벌써 20 여년이 넘었지만

 그 흔한 회칙하나 없어 주먹 구구식으로 운영하다 보니

엉망으로 굴러간 모임.

-뭐 어릴적 친구들 모임인데.....

-돈을 적금시키면 뭐하냐..

-여자들은 그냥 나오라고 하자..

지금 사업실패로 잠적한 그 잘난 ㄱ 가 총무를 보면서

그렇게 엉망으로 운영한 바람에 회비가 바닥이 나고

결국은 기존회원들의 돈은 온데 간데 없이 그렇게 그 들맛대로

굴러가니 잘 구를리 없지.

 

그게 회칙은 있었지만 그 회칙대로 운영하질 않고

때에 따라 달라지게 운영했던게 화근.

은행 차장 출신인 ㅁ.

그가 나에게 넘겨준건 달랑 통장하나였다.

수입과 지출 내역은 너무도 당연한 것을 그것조차

기재없이 그냥 자기 맛대로 주머니 돈 쓰듯

그렇게 써왔다.

-아니,

적어도 지출장부는 있어야 할거 아냐?

그래야 회원들에게 결산보고 하지...

-그걸 왜 해?

우리끼린데...

기가 막힌 대답.

숫자계념이 너무도 확실한 은행원이 한단 소리라니..

 

-지난 과거는 누구 잘 잘 못을 따지지 말고 이제 부터 정식으로 운영하자

-그래야지 어쩔수 있냐?

그렇다고 ㄱ 을 불러다 따질수도 없고..

 

20일날 3.1 빌딩에서 다시금 출발하잖다.

늘 성실하고 꼬박 꼬박 회비를 낸 사람만 손해보고

여태껏 밀린 사람은 내지도 않고 무임승차하고 있으니..

그걸 따지면 야박하다고 할지 몰라고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다.

그래도 모임인데 회칙도 없이 운영하고 있었으니..

 

-네가 회장해라.

ㅈ 가 권유한다.

-난, 금년은 정말로 곤란하다

이 모임에 잘 나올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회장을 하니?

다음해에 할께....

 

시골에서 살때 바로 우리뒷집에 살았던,ㅅ .

ㅅ 를 불러냈다.

방배동이라 금방 나온다

하긴 그녀도 교사직을 그만뒀단다

눈이 나빠서 그렇다고 하지만 교사도 나이가 너무 들면

좀은 측은해져서 스스로 그만둔거 같다.

 

-어떻게 넌 항상 40대로 보이니?

-ㅎㅎㅎ..고마워..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이를 어떻게 속힐까?

얼굴에 그려져 있는걸........

 

얼큰한 홍어회에 소주 한잔씩하고 나오니 하늘은

잿빛으로 덮혔다

심한 황사다.

모두들 마스크를 끼고들 걷는다

현명한 방법이지..

 

-이 좋은 봄은 황사에 시달리다 다 보낸거 같아..

-글쎄...

너무도 아쉽다.

봄이 가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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