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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삼짓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제삿날이다.
-인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그렇게 말씀하심서 자식된 도리를 꼭 비석을 세워야만
하는걸로 아셨던 어머니.
상석을 세우고 그날 이렇게 날씨 좋은날에 제사를 이곳에서
모셧던게 꼭 10 년전인 1996년 오늘.
그 사이에 딸 셋이 가셨다
어머니와 두째 이모, 글고 막네 이모.
이젠 덩그머니 두 이모님이 제사를 지낸다.
그런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덜고자 오늘에 맞춰 하향했다.
슬하에 아들이 없으셨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그래서 외할아버진 대 다른 동생의 장남을 양자로 입적했다.
상당한 논밭을 주었다.
그래서 모든 제숫장만은 양 아들인 제운삼촌이 한다.
비록 서울에 살지만 이날은 꼭 와서 제를 지낸다.
돌아가신 뒤에 과연 제사가 의미가 있는건가?
날씨가 전형적인 봄날.
너무도 화창하다.
어제처럼 바람이 분다면 제수물을 놓는단 것도 힘들겠지.
올해 84세인 세째 이모.
아직은 정정하지만 보행은 불편한가 보다.
꼭 생전에 외할머니를 보는거 같다.
늘 지팡이를 짚고 기웅뚱 거림서 다니셨던 외할머니.
중풍땜에 그렇게 되신 것.
인정이 너무 많아 외손자들이 오면 늘 감춰 뒸더가 꺼내주시던
그 자상함...
자식들을 너무 잡는다고 아버지 앞에 야단치시던 외할머니.
그 외할머니가 너무 좋았다.
무섭고 다가서기 어렵던 할아버지에 비하면 외할머닌
너무도 자상했다.
이젠 고령이신 두 이모님.
이 분들도 머 잖아 자연으로 돌아가실거다.
-누님이 돌아가시면 내가 혼자서 방안제사 지내야지 할수 있나..
재운삼촌의 애기다.
그래도 양자로 입적했다고 할바를 다 하는 재운삼촌이 좋다.
사람의 도리를 하는 것은 배움관 상관없다.
그건 덕이지.....
한 시대를 사셨던 분들.
그 분들이 떠나고 후대의 자손들이 또 그 자리에서 살아야 하는 현실.
그건 섭리지.
가고, 또 오고...
헌데도 왜 감은 그렇게 슬픈가?
자연속으로 그저 숨어버릴 뿐인데.....
태초의 자연으로 갈 뿐인데...
무의 세계로 그저 떠날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