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1 일째

봄 냄새를 찾아서....

어젠 j와 관악산에 갔다.

11시 약속했으나 30 여분 늦어 나타났다.

병원에 들려오느라 늦었단다.

 

계곡엔,

이미 노란 산수유가 수줍게 피어있어 완연한 봄을 말해주고

있었다.

진달래도 이미 봉우리가 맺어 만개를 기다리고 있다.

-누가 막으랴

이 자연의 섭리를...

가면 오는 것이 세상이치인것을...

 

우리가 쉬어가는 쉼터.

너무 더워 계곡물에 발을 담궜더니 시릴정도로 물이 차다.

 

방울 도마도, 사과, 귤, 커피, 그리고 떡.

갖고온 음식으로 간식을 했다.

-이젠,

내가 이렇게 늦어서 함께 약속을 할수 없겠어요.

각자 와서 만나던가..

-그럼 늦게 오면 되겠네.

-그렇게 말하면 오후에 오자고 할건데...

-오후면 어때?

-그래도 좀 그렇잖아요, 산행을 오후에 온단 것이....

 

햇살은 따사로워도 간간히 바람이 불어 기분나뿐 황사가

볼에 스치는것 같아 기분은 별로다.

황사를 피하려고 마스크를 했더니 너무 갑갑하고...

먼 산봉우리가 조금  희뿌옇다.

황사 탓일거다.

봄의 불청객 황사.

이 좋은 봄날을 이황사와 함께 보내는가 보다.

황사가 아니라면 얼마나 좋은 날인가....

 

가벼운 마음으로 천천히 올랐다.

급할게 없는 오늘.

그녀도 나도 ......

이런 산행도 이젠 책을 펼치면 한달에 한번 하기도 쉬운게 아닐거다.

자연스럽게 우리의 만남도 뜸할거고........

 

관악산 구비 구비 마다 많이도 다녔다.

그렇게 다녔지만 아직도 질리질 않는다.

모두들 이젠 새로운 산으로 가라고 하지만 내겐 산은 늘 새롭다.

어젠 왔던 산이 오늘은 다른 감회로 맞는다

어제의 산길이, 숲이,바위가 오늘은 다른 모습으로 맞는다.

나만 그런가?

 

꼭 1 주일전의 우리들.

서로간에 너무도 긴 시간의 침묵으로 재미없는 시간을 가졌었다.

그녀의 신중하지 못한 처신으로 그날의 산행은 완전 기분이 잡쳐

함께 동행조차 싫었지만 그걸 만회하려고 한 그녀의 행동들.

그런것 조차 싫었는데...........

오늘은 아니다.

함께 가는 산행이 즐겁다.

그 사이에 가로놓인 장벽은 이미 허문 탓이겠지.

하긴 생각 나름이지만.........

 

-넌, 너무 이기적이다.

-어떻게 함께 와서 그렇게 행동할수 있어?

-이건 동행이 아니라 각자 온거야, 각자...

-너 같았음 아마도 기다리지도 않고 갔을거야 열번도 더...

-뭐가 잘했다고 역으로 삐쳤니 삐치길...??

나의 그런 구시렁 거림에도 다 받아 준다

속으론 맘은 편치 않았겠지.

 

점심은 하산해서 2시가 넘어서 했지만 떡이랑 과일등 간식을 한 탓에

배가 고프질 않았다.

그래도 굶으면 뭔가 서운하고..........

봄 나물에 비빔밥.

거뜬히 치웠다.

1주일전의 둘 사이에 흐르던 침묵의 기류가 아닌 도란거림으로

소란스러운 분위기 였지.

<마음이 통한단 것은 얼마나 다행인가?.

 

화곡동에 와서 냉랭한 헤어짐이 아닌,

<y 커피솦>에서 차 한잔했다.

차 마시는 시간은 두시간을 할애했지.

무슨 밀어(?)들이 필요했던가..........

산행에서 나눈대화도 넘치는데...

이렇게 격의 없는 사이로 되었다가도 어느 순간에 또 다시

침묵으로 흐르던 시간들.

늘 그랬었다.

-넌 참 묘한 여자야.

어떤땐 이해가 되질 않아..

결코 오해가 될수 없는 말을 넌 고깝게 생각하고 오핼하고..

네가 전화끊고 침묵으로 흐른 뒤에야 그게 오핸줄 안다니까..

왜 그래?

차라리 드러내 놓고 애길해.

뒤에서 그렇게 말 없는 침묵으로 너의 의사 표시한거 이건 죽을 맛이야.

차라리 악을 쓰고 욕을 한게 더 나아....

그게 얼마나 인간적이고 솔직하니...

암흑속에서 총을 맞은거 같아서 말야..

너 고칠수 없어, 그 성질?

-나도 아는데 안돼요.

-참 답답할때가 한두번 아니야.

그 못된 성질땜에...

 

차 한잔 함서 맘에 새긴 애기를 했지.

하긴 그런 그녀의 단점을 한두번 햇었나?

-절대로 금년엔 삐지지 않을께요.

그런 다짐이 무색하게 며칠 지나지 않아 삐졌던 그녀.

버릇을 버린단 것이 어렵단 애기.

이미 몸에 배어버린 습관을 어떻게 고쳐지나...

그녀 방식대로 살라고 해야지.

그래도 오늘의 산행은 즐거웠고 상쾌했다.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3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