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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3 일째

겨울 등산의 즐거움

영하권의 날씨지만 이 선호씨와 관악산에 올랐다.

-추운데 산에 갈려구요?

-우린 산악인들이잖아, 이 정도 추위가 어디 별거야

가자구...가면 추운줄 몰라..

별로 가고 싶은 맘이 없는 선호씨를 꼬드겨 함께 올랐다.

 

지난 주에 내린 눈으로 등산로는 눈길로 변해있었다

마치 어제 밤에 눈이 내린듯 하얀 눈이 그대로

설원의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 겨울 산행 > 의 즐거움.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추위 탓일까?

휴일인데도 등산객은 별로 없어 호젓하다.

 

그녀는,

오늘 친척 결혼식에 참석한단다,

습관이 되질 않아설까?

혼자 산에 간단 것은 왠지 청승맞아 보여

가고 싶지 않다.

그래서 이 선호씨에게 전화도 한거다.

늘 그가 전화를 한편인데....

이런 외로움도 즐길줄 아는 인내(?)를 길러야

할텐데...

외로움은, 나이들수록 더 깊어 질 텐데...

 

눈이 쌓인걸 알았을까?

다들 아이젠을 갖고 왔다.

우린  거북이 걸음으로 천천히 올랐다

그래도 빙판 길은 신경이 곤두선다.

-조심해 이형, 이런데서 넘어지면 허리다친다구,

허리다침 인생이 끝이야...

 -그래도 뇌진탕 된거 보담 낫겠죠...

그건 바로 죽음이니까...

-허리 다쳐도 산게 아니라니까...

외출도 못하고 남자행세(?)도 못한다고 생각해봐 ?

-그런가요?ㅋㅋㅋ...

난 몰랐네...

 

관악산을 더럽히는 주범은 군데 군데서 음식을 파는

상인들 때문였는데.....

요즘은 음식물 파는 상인이 눈에 띄질 않는다

구청에서 상주함서 단속을 펼치는  탓일거다.

삼막사가는 정상엔 이미 단속차가 상주하고 있었고 단속반원

들이 눈에 뛴다..

-저것도 행정력 낭빈데...

산에서 깨끗이만 판다면 누가 말릴까?

 남은 음식물을 아무렇게나 버리고.......

 비닐 봉지와 휴지등등..

몰지각한 등산객도 한패가 되어 더럽히고 있으니...........

단속을 안할수 없을거야..

그래서  산이 한결 깨끗한거 같다.

 

산속에 들어오니 더 따뜻한거 같다

그 안온한 것이 마치 방안에 있는것 같이 포근함을 느낀다.

-참 산으로 들어오니 더 따뜻하네요..

아마도 산이 바람을 막아주어 그런가 봐요...

-우리가 산에 오르니까 추위를 못 느끼는 탓이 아닐까요?

-글쎄요.....

 

마치 등산은 먹기위해 오는 것 처럼 산 비탈기 양지쪽엔 삼삼오오

도시락펼치고 소주잔을 기울이는 모습들이 여전하다.

하긴 먹는 즐거움을 누가 말려...

 

 하얀 눈으로 뒤덮힌 겨울 산행

기분 좋다.

뺨에 싸늘한 냉기는 느껴도 코에 스미는 이름모를 향기 같은것

겨울에도 여전하다.

이런 맛으로 산으로 오는거 아닌가...

 

그녀와 왔더라면 늘 우리가 쉬어가던 우리들만이 아는 쉼터 바위.

겨울엔 앙상한 가지만 남아 좀은 을씨년스러워도

여전히 넓고 양지바른 그 바위를 그대로 지나칠순 없다.

그녀가 준비한 간식과 따끈한 커피 한잔으로 시간을 보낼텐데..

그럴순 없다.

그런게 아쉬움이랄까?

 

늘 우리가 다니던 그 길로 안양 유원지 입구까지 갔다

유원지 입구는 한창 단장 공사가 한창이다

이름 그대로 유원히 모습으로 탈 바꿈할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누가 그 더러운 식당에서 식사하고 싶을까?

 

그나 나나 발거름이 빠른 편이라 딱 2 시간 산행.

그가 순두부 백반에 맥주 한잔 하잔것을 청국장이 나오는  보리밥집으로 가자했다.

여전히 그 집은 문전 성시..

-이것봐,

사람들이 들 끓는단 것은 뭔가 이 집만의 특별한 것이 있다니까..

-뭐 그거야 맛이겠죠...

갑자기 따뜻한 온돌집으로 들어서자 사지가 노곤하다.

나른한 피곤이 너무도 좋다.

-이형,

나 보고 고마워해야해.

이런 날 집에 있어봐야 낮잠이나 자고 그랬겠지?

산에 오니 얼마나 좋아?

일 주일이 금방 갈걸..

-그러죠

오면 좋은데 추우니까 집에서 나서기가 싫지...

 

금천구청역에서 388 버스타고 오는 내내 그는 졸고 있었다.

나 보담 더 피곤한가 보다..

-나 내릴께, 이번주 소주한잔 하자구...

-그래요..

전화 할께요.

기분 좋은  겨울 산행였다.

몸은 좀 피곤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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