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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3 일째

지루함



  
어제 내린비는 가뭄을 적시는 단비
끓는 대지를 식혀 주어 그 나마 오늘은 쉬원하다
한 열흘동안의 그 더 위
견디기 힘들었다.
여름이 그렇게 긴 것도 아닌데....
벌써 7 월도 다 가는가 보다.

어젠 바쁘게 놀았다.
낮엔 그녀와 데이트(?)
오후엔 ㅈ 씨와 오랫만에 소주 한잔했으니...

< 낙원 >에서 우린 만났다.
이유같지도 않은 이유로 그녀와 자주 못만나
그간 좀은 서운했던가 보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했으니....

모 처럼 휴가기간에 여행도 못하고 있다고
불평도 한다
그게 나를 향한 것은 아니겠지만,듣기가 좀 그랬다.
하긴 언제 휴가중에 여행해본 적이 있기나 했던가..

낼은 멀리 남해안으로 여행한단다
혼자서...
겁도 없다.
그리고 그 혼자하는 여행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도 언제 부턴가 시골을 간다던가 오랫동안 떨어져
있을땐 그녀와 만나곤했다
마치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야 하는 아쉬움이 큰 것 처럼...
그녀의 마음도 그런맘일까?

은근히 동행(?)을 원하는 눈치지만.....
그런 사치가 어디 가당치나 한건가?
참아야지..
모든것을....

요즘의 생활들,
그 지루함의 연속과 무료함.
그러나 그 시간이 정해져 있는 시간이고
길지 않을거란 상상을 한다.

<낙원>은 퍽 낭만적인 이름의 음식점
그리고 편하다.
전엔,
정과도 가끔 왔던 음식점.
술은 자제했다.
저녁엔 ㅈ 씨와의 약속으로 대비해야 하거든..

저녁 6시 ,< 남원골 >
너른 이층으로 안내한다.
ㅈ 씨와는 작년에 우면산으로 다닐때 알았던 친구.
진실하고 마음이 포근한 좋은 사람이다.
함께 공부하다가 아버지의 입원으로 도중하차했던 ㅈ .
-난 이젠 완전 포기했어
어쩌겠어?
아버지가 저 지경이니 공부가 들어오지도 않고
또 점점 자신이 없어져...

ㅈ 씨의 아버지는 86 세란다.
위암으로 가실 날짜를 받아논 거나 마찬가지,
3 일에 한번씩 병실을 지켜야 하는 ㅈ 씨..
그 지루함과 답답함.
난 알고 있다.
그 병실에서의 시간이란게 얼마나 안타깝고 답답하단것..
나도 며칠을 지켜봤으니까...
-이젠 목구멍에서 가래가 끓고 사람도 잘 못알아보고
하는거 보니 얼마 사실거 같지 않아...
-어쩔수 없는걸..편히 가시게 마지막 잘해 드려요..

그의 외로움을 달래주려고 내가 전화했었다.
그의 부인도 몇년전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단 소식을
ㅎ으로 부터 들었었다.
그 마음이 오죽할까....

인간관계.
그건 외롭고 어려울때 도아주는 것이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ㅈ 씨는 요즘 살맛이 안난다고 했다.
당연한 일.
허지만, 인간의 생노병사는 누구도 거스릴수 없는 일.
어쩌겠는가?

-고마우이,
내 대신 열심히 해서 꼭 합격해 그래야 나도 사용인으로
들어갈거 아냐?
-그래 그래..
너무 고통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잘 해드려..
그래도 오랫만에 홍조띤 얼굴로 나서니 기분이 좋다.
그리고 아버지 별세하면 꼭 전화해..
-그래..
바빴다.
낮과 밤으로 놀기에...
부지런하지 않으면 그짓도 못하지...
비가 더 내릴것 같이 잔뜩 흐린 하늘..
그래도 열대야 보담 이게 더 낫다.
여름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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