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1 일째

내일을 알수 없는 우리들


  어제의 모임.
중국에 머물고 있는 사공씨와 저녁결혼식 참석한 고씨 빼곤
다 모였다.
작년 년말에 만나곤 첨인거 같다.
이 모든 것이 총무를 맡고 있는 내 탓.
이런 모임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었었다.

젤로 미안한건 유일한 홍일점인 ㅊ 씨.
ㅊ 씨의 집이 젤로 멀다
성북구 장위동이니 한 시간 반의 거리.
그래도 늘 빠지지 않고 참석한 것이 고맙다.
그녀도 퇴직후엔,
천직인 약사를 하고 있지만...
그 짓도 지겹단다.
자기 직업에 만족이란 없는 법.
그래서 그는 늘 우리들에게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곤 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꼭 집에 비타민 한두가지는 드세요

-사람의 장래는 알수 없는건가?

사공씨..
그는 지금 중국에 머물고 있다.
돈 벌러 갔다지만, 사실은 빚때문에 도피한걸로 안다.

현직에 있을때,
그는 가장 부러운 존재였다.
자기의 큰 집이 있었고 식당운영과 화곡동에서 젤로 번화가인 화곡전철역 옆에 잘 되는 부페를 운영하고 있었으니까...
그는,
정년 2 년을 앞두고 후배들을 위해 과감히 옷을 벗었다,
허지만,
그가 믿는데가 있었기 때문였고, 그건 운영하고 있던 부페가
잘 되고 있었기에 그랬었을거다
그 부페에서 우린 만났었고 어엿한 사장님으로 변신한 그의
자연스런 모습에서 사실 부러웠다
늘 탱탱한 피부에 번쩍거리는 양복
늘 입에 문 파이프 담배
그건 멋이런 것을 모른건 아니지만..
자만심 넘친 모습였다.
퇴직후의 그의 변신메 부러운 시선을 보내곤 했었는데...

-갑자기 그 건물 주인이 권리금도 주지 않고 빼라고 해서
권리금 한푼 못 받고 쫒겨나왔단 애기..
들어갈때 권리금과 새로 만들면서 들어간 비용 등등.
그게 수억원이라지만...
그렇게 어리숙하게 당할 그가 아닌데.....??
모두들 고개를 갸우뚱 거렸었다.
-아무리 권리금 못 받고 나왔다고 하루 아침에 저 지경까지
되었을까??
갑자기 월부 책 판매원으로 전락한 그의 모습에 모두들
믿음이 가질 않았었다.

-미국에서 유학중인 딸,
그 딸이 그렇게 살림을 말아 먹었데..
더욱이나 그가 전공한 과목이 예능계라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더군..
그랬었다.
그 딸이 늘 뭉텅 뭉텅 돈을 쓴 통에 미칠 지경이라고..
언젠가 토로하던 생각이 난다.
정말로 그랬을까?
그 유학중인 딸 때문에 그 재산이 그 지경이 되었을까?
그 지경이 되도록 딸 공부를 시켰을까..

같은 회원이지만..
자존심 때문인지 진실을 애길 안해 모른다
다만 추측만을 할 뿐...
그가 언제 귀국해서 다시 돌아올지..
아마도 그건 어려울 거 같다.
하긴 자신의 처지가 말이 아닌에 이런 모임에 신경이나 쓸까..

그의 현재의 위치.
그리고 다시 엣날의 영광을 되찾을진 모른다
사람의 앞날이란 모른일이라..
공직에 있음서도 한시도 놓지 않았던 그의 부업.
그걸 지금은 잃었다.
쉬울까?
다시 찾는단 것이...

모든 후배들이 가장 바람직한 퇴직후의 모습으로 그려봤던
사공씨의 잘 나가던 시절.
그런 그가 지금은 가장 어려운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으니..
어찌 한치앞인들 바로볼수 있으랴...

나온 사람들은 그런데로 모두들 어딘가로 출근하고 있다
겨우 용돈벌이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직장.
그 나이에 어쩔수 없는 현실이긴 하지만..
나만 백수(?)
진짜 백수다.
그럼에도 왜 마음은 심란하지 않을까?

-난 죽어도 퇴직후에 월급쟁이 노릇은 안한다.
그래서 불가마 사우나로 오란 것을 마다 하지 않았던가?
이젠 자유롭고 싶은데 또 다시 남의 밑으로 가다니...
배부른 소린가...

우린 살아가면서 몇번인가의 고비와 성공과 실패를 한다
그렇지만, 그건 팔팔할때의 애기고 그때에 재기란 말이 맞다
지금 무너진다면 <재기>가 쉬울까?
건강도 정열도 전만못할 텐데...

-가장 바람직한 모습에서 가장 닮고 싶지 않은 상으로
변한 사공씨의 오늘..
그게 불과 몇년사이에 이뤄진건가...

어젠 사공씨의 애길 많이했다
그럼에도 그가 동정을 받지 못한건 잘 나갈때 별로 배푼게
없었단 애기고 인심도 얻지 못했단 것..
돈도 인심도 잃은 그,,,

-잘 나간다고 자만하지 말고...
현실이 어렵다고 비관도 금물.

다음 모임은 여주에서 터밭을 가꾸면서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ㅎ 씨의 전원주택에서 만나자 했다.
평화롭게 살고 있는 그가 사실은 부럽다.
그럼 하루는 잠을 자야된단 애기.
-우리 회원들이 방문만 한다면야 내가 최선을 다해 준비할께요
그의 그런 제안에 모두들 박수로 응답했다
아까의 사공씨의 애기로 우울한 분위기가 다시 살아났고...

낯선 이국땅에서 고생하고 있을 사공씨..
그 외로움은 얼마나 클까..
그의 풀죽은 모습이 눈앞에 가물거렸고 내가 우울하다
-잘 되겠지....
잘 되었으면 좋겠다..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3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