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4 일째


  
역시 벽이 너무도 두꺼웠다.
물론 지난 문제를 봐서 그 벽이 만만히 허물어질거란 기대를
한건 아니지만, 너무도 견고하고 두꺼움을 느꼈을 뿐이다.
허망하다.
상당히 쌀쌀한 냉기를 둥뒤로 느끼며 생소하고
정이 가지 않는 남부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렸던 지난 3 월.
처음 학원에 들어선 날은 참으로 마음이 아팠다
-내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아냐,
이건 당분간이야 정말..
더 나은 내 시간을 만들기 위해 조금의 수고는 당연하겠지
조금의 수고(?)
어림도 없는 너무도 어려운 시간들였다.

정확히 7 개월 보름.
그 사이 내 시간은 없었고..
나의 존재는 깊이 묻어둬야했다.
그 고통과 번민과 외로움...
그리고 길고 깊은 침묵....
내일을 예측할수 없는 길
힘들었다.
헌데 이건 뭔가?

너무도 허망했다.
해마다 그 난이도가 높아가고 합격 보담 낙방시키기 위한
것이란 말들이 공공연히 퍼졌었다.
수급조절을 위한 고육책(?)으로 봐야 하는가?
과연 이렇게 어려운 문제가 필요한 직종인가?
사법고시도 아니고...

사실 40 문제 40분에 맞추기란 너무도 지난했다.
그 긴 지문, 그리고 사고력..
척 읽고 답을 써야 하는 딱 시간였다
-시간 싸움입니다
자꾸 빨리 빨리 푸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시간없어 못 푼게 너무 많아요
강사의 말을 한 귀로 흘렀다.
-난 누구 보담도 속독하는 편이니까..
은근히 그런 것엔 자신을 갖었는지 모른다.

나름대로 빨리 빨리 푼다도 함서 푼 시간..
60문제 돌파하자,
-앞으로 10 분입니다
빨리 답안지로 옮겨 쓰세요.
황당했다.
20 문제 처리가 지난했다.
60문제중에도 정답이 몇개인가 난감한 판에
20개를 찍어야 한다니..??
화끈거렸다.
너무도 안이하게 대처한 결과...
<이거 틀렸구나~~!!!!>
1차에서 난감한 순간을 당하고 보니
2차 의욕은 저 만치 사라졌다
<그만 나가 버릴까?
이거 무슨 짓이람??>
주마등 처럼 스쳐간 지루하고 힘들었던 지난 시간들..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지다니..???

어렵고 쉽고 차원이 아니었다
이건 시간을 어떻게 할수 없었다
생각을 해선 늦다
그냥 척하고 답이 나와야 한다
간단힌 퀴즈 문제도 아니고 어떻게.,.??

-아빠,
최선을 다했잖아?
실패해도 괜찮아.
이것에 목맨건 아닌데 뭘..
편히 봐요.
아침에 영란이의 격려.
이제 보니 깊은 속이 다든 딸
아빠가 밤 늦도록 책을 본게 맘이 아팠나 보다..
벽에 걸린 천진 난만하게 찍은 사진이 앙증맞게 웃고 있다.
엊그제 같더니 벌써 저렇게 깊은 속이 들다니.....
-그래 어쩔수 없어.
이게 어쩜 내 능력의 한계 인지도 모른다.

-패자의 변.
뭐라 해도 패자는 말이 없어야 한다.
그건 핑게일뿐......

그녀가 시험전엔 찹쌀떡 까지 사다주고 아침에 차로
고시장까지 바래다 줌서 응원을 해 줬는데 면목이 없다.

사실 그 방대한 분량의 과목을 겨우 7 개월은 너무도 짧은 시간
인지도 모른다.
그냥 1 차만 치를걸 욕심을 낸건 아닐까?

문제는 앞으로 계힉이다
또 다시 해야 하는가?
그만 팽겨쳐 버려야 하는건가?
남들이 놀아가면서 자격증 딸때 난 뭣을 했을까?
그 많은 시간과 긴 시간들을....
지금 그 댓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건지 모른다
그게 뭔데..??

함께 다녔던 ㅎ 씨..
-1 차 보다가 던져 버리고 나와 버렸어.
이건 문제가 환장하게 어렵더구먼..
담에 술이나 한잔 하자고........

허무하고 답답하다
-내 능력이 이것 뿐이었나?
왜 투자한 것 만큼 성과는 없는건가?
이젠 번민을 털자
이미 흘러간 물인걸........
헌데 마음이 왜 이렇게 허전하기만 할까?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6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