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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1 일째

찐 쌀


  -어머 요즘 시장에도 찐쌀이 있네..
신기했다.
그건 우리만이 아는 추억 같은것이라....

언젠가 애기했더니 와이프가 < 찐쌀 >을 사왔다.
나와 같은 추억을 공유하지 않은데 어떻게 알았을까?

찐쌀은 말 그대로다.
미쳐 익기전에 푸른 벼를 베어다 쪄서 말려
그걸 쌀로 만든것.
제대로 여물지 않아 그대로 찧었다간 반 토막
나기 때문에 쪄서 말린뒤 찧는 것이 바로 찐살
그걸,
우리 지방에선 < 올기 쌀 >이라 부른다.
누구네 집에선가 그걸 만들면 인심 좋게도 한 주먹씩
집어주던 동네 사람들...
가난햇어도 인심은 좋았었다.
양볼이 씰룩거릴 정도로 꽉 채워 씹어야 제맛..

입안에 털어 넣으면 고소하고 쫄깃한 맛이
또 다른 맛을 느낀다.
그때의 그 쫄깃하고 고소한 맛은 어디로 갔을까?

벼가 익기도 전에 양식이 떨어져 미쳐 여물지 않은 벼를
베어다 양식을 만들었던 그런 시절.
조상들의 지혜를 느낄수 있다
찐다면 부스러지 않는단 사실.

들은 푸른데도 군데 군데 베어낸 터.
그게 다 양식을 만들기 위함였던 것.
참으로 기가 막히게 살았던 기억들..
-야, 이거 먹어봐.
맛있어 고소하고, 쫄깃하고..
영란이와 세현인 고개도 들지 않고 흔든다
왜 그걸 먹어??
그럴테지,
왜 이걸 먹는가.....
너희들이 그 배고픈 시절을 기억할리 없지..
서울서만 죽 살았던 와이프도 그걸 이해 못한다
애기하면 전설처럼 듣는다.
-서울에선 이런 쌀 없었어?
- 보긴 했지...
그렇다고 이걸 맛있게 먹었다거나 그런 건 없었어..

시장에서 파는 건...
마치 나 같은 추억을 겪은 세대를 위한 것.
그래서 그런지 한 귀퉁이에 펼쳐놓고 파는 할머니.
피자에, 갖은 미각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이런걸 누가 살건가?

운동 부족에다,
날카로워진 신경에다 쌓인 스트레스..
요즘 말이 아니다.
어깨가 뻐근하고 눈알도 침침하고 머리는 멍하고..
이게 무슨 짓이람...??
이건 부담감 때문일거다.
-이젠 하늘에 맞기고 그저 최선을 다 해 보세요
그것만이 가장 편안한 자신의 관리입니다..
방송에서 강사의 말.
그래야 하는데.....
마음은 왜 평온하지 못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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