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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4 일째

귀성



  

해마다 되풀이되는 귀성전쟁.
이번도 어김없이 벌어지나 보다.
오늘 오후 부터 귀성전쟁이란다.
<전쟁>이라니...

즐거운 명절을 맞아 고향과 부모님을 만난단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이고 가슴설레임인가?

-빈손으로 가지 못하는 사람들.
-마땅한 취직도 못해 뵐 면목없어 못가는 사람들.
-혼기를 놓쳐 부모님의 지청구를 들을가봐 못가는 사람들
경쟁적으로 보도하는 가운데도 이런 응달에서 가지 못하는
아푼마음들도 이해를 해줘야 할거 같다.

-귀성, 참 설레는 단어다.
아무리 바쁘고 아무리 밀려도 가서 반가운 얼굴을 볼수
있을거란 기대감.
만사제치고 달려가는 것.
흥분되지 않을수 없다.

내겐 귀성이란 단어는 점점 생소한 말로 바뀌고 있는가
보다.
날 반갑게 맞이해줄 사람없는 고향,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오지 않을것 알면서도 동구밖을 하염없이 바라
보셨던 어머니..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던가?
그 어머니가 안 계신 고향.
그건 가야 서러움만 들거 같다.

가서 반갑게 만날 부모가 생존해 있는 사람은 얼마나 복받은
사람들인가?
그런 처지가 못됨이 서글픈 일이다.

그리운 친구들,
잊고 지낸 이웃들.
만날수 있겠지...
허지만, 반가운 얼굴이 없는 고향,
그건 이미 잡초로 화한 폐허된 고향에 온것과
다를게 없을거 같다.
맑은 시냇물 조차도 우수의 물로 비쳐질터..
하나 하나가 아픔뿐일걸...

-고향은,
진정한 고향은.....
부모가 생존하고 있어야 진정한 고향인거 같다.
자주 자주 찾아뵙고 갔어야 했는데 모든게 후회 뿐..
지금에사 다 부질없는 푸념이지만....

새로산 옷을 차려 입고 분주히 터미널로 향하는 사람들.
사실 부럽다.
그리고 가고도 싶다.
예전의 모든것이 그대로있다면.....

요즘은 가끔 전원생활이 부러울때가 있다
거긴 보지않고 듣지않아 탐욕이 없을거 같아서다.
자연과 함께한다면 어떤 것도 부러움이 없을거 같아서...
자연속에서 자아를 성찰할수 있을거다.
<견물생심>이란것이 바로 봄으로 품는 욕심이 아니던가?
다 버리고 가사장삼하나 걸치고 깊은 산사로 들어가는
스님같은 가벼움..
그럴수 있을까?

요즘 왜 이런 번민들이 많은지 모르겠다.
어른으로 되어간단 변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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