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생일

 어젠 녀석의 생일.
88 올림픽을 앞두고 눈코뚤새 없이 바쁘던때...
그 날도 오늘 처럼 더웠을까?
병원에 가서 더위를 참지 못하
목욕했었으니..

4.3kg 의 우람한 체중으로 태어난 녀석이 지금은
우람한 체중도 아닌걸 보면 그것과는 상관이 없나 보다

참 빠르다
벌써 여드름 주렁 주렁한 17살의 소년이니...

미역죽 조차 잊고 해주지 않은 와이프.
딴은 미안했던거 같다.
저녁에 외식하잖다.
-엄마,
나 외식보담 친구들한테 한턱 쏴야 해
대신 돈으로 줘..
-뭐 쏴??
-그럼 친구들은 돌아가면서 자기의 생일에 초대하던가
밖에서 한턱 쏜단 말야..

-아빠가 3 만원, 엄마가 2 만원 주세요..

-오늘은 네 어머니가 고생한 날이다
네들이 잘해줘야 한다.
아버진 내 생일에 그러셨다.
백번 맞는 말씀.
내 생일에 정작 고생한건 어머니다.
대우를 받아야할건 어머니지 내가 아니다.
그렇다고 내 생일에 어머니를 위해 해 드린건 없다.
그래도 한번도 자식의 생일을 망각하지 않으셨던 알뜰한 당신.
당신에겐 자식은 보물였나 보다.

자신의 생일을 광고 하면서 가족과 함께가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것이 더 좋은 시대
부모는,
돈만 주면 역할은 끝.
다 그렇단데야 어쩔건가?

11시가 넘어서 온다.
-그래 잘 놀았지?
네 생일이라 봐주거야
어림없어, 알았어?
-네..

그 돈으로 넷이서 저녁먹고 피자 먹고 피시방으로 해서
노래방까지 풀 코스로 완주 했단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생일이 마치 자기들의 축제로나 아는 모양인지..
친구들끼리의 룰,
하나의 문화페턴이라고 하는데야 뭐라고 할수 있는가?
그래도 영란인 생일에 선물이라도 한점 받아오는데 이놈은
놀고 먹은 걸로 끝인가 보다.

여기서 이유를 달던가,잘 못이라고 해 봐야
세대차이 탓이라고 할걸..
그 변화를 인정해야 한다.
<미친 짓>이라고 해도 그걸 표현해선 안된다.
자기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이해해 주는 노력을 하는것이
더 낫다.
아니 그게 차라리 편하다.

기껏해야 초대하면 가서 밥 먹고 왔던 우리들..
지금은 자신들이 자유롭게 보내는 것이 더 좋단다.
-기성 세대의 간섭이 싫고...
-못 마땅히 쳐다보는 것도 스트레스..
맘껏 지껄이고,맘것 목청껏 떠드는 것이 더 좋은것..

자기 생일이라고 가족은 남이고 ..
모든것이 자신을 위주로 친구들과 함께 보내다 들어오는 것
이 과연 좋은 모습일까?
그렇다.
이건 하나의 풍습..
그 풍습이 비록 맘에 들지 않아도 따라야 하는것이
세상의 이치(?)가 아니더냐?
모르겠다, 어떤게 정답인지...
하루 동안 맘껏 떠들다가 만족한 모습으로 들어오는
자식을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부모..
그게 요즘의 부모의 역할인가 보다.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4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