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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비가 개었다.
칙칙함을 털고 까치산에 올랐다.
오랜만의 태양.
너무 반갑다.
못한 운동량을 채우기 위해 땀을 많이 흘렀다.
한 나흘 정도 못했나?
여전히 낯 익은 사람들의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그들도 나와 같이 오랜만에 햇볕을 즐기기 위해
나온 사람들..
숨이 차도록 뛰었다.
헉헉 댄다.
어떤 땐 그만 돌고 쉬고 싶은 것을 참는다.
중단했다 하면 운동도 더 힘든다.
근육이 이완되지 않은 탓이 아닐까.
-마라톤은 철저히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아무도 바라보지 않은, 아무도 곁에 없는 외로운 싸움입니다
그건 자신을 싸워서 이겨야 하는 고독한 싸움.
자신을 이기지 못하면 실패하는 거죠.
마라톤의 영웅 황 영조 선수가 그랬었다.
참고 뛰는 거다
숨 차고 힘들고 외로운 운동,달리기..
공부도 그런거 같다
이건 바로 자신의 의지와의 고단한 싸움
유혹과의 단절하기 위한 싸움.
철저히 현실을 외면하고 살아야 하는 싸움..
이젠 남은 3 개월,
마지막 피치를 올려야 하는 싯점
헌데,,,
어렵다.
다 그럴거다.
< 모의 고사 >에서의 신통치 않은 결과
-내가 이 정도로 머리가 나쁜가?
자존심 상한 일이다.
시험에서 여태껏 형편없을 정도의 실력이 아니었는데..
60점이 어렵다.
그 마지노 선인 60 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막다른 선...
-어떤 방식에서 문제가 있는건가?
-시간의 분배에서 문제가 있는건가?
-열성이 모자란가?
내가 생각해도 이 정도의 열정을 태운다면....??
당연히 실력이 뒷 바침 되어줘야 하는데.....
-여러분들,
이 정도의 실력으론 합격할거란 기대..
꿈도 꾸지 마십시요.
어림 택도 없습니다
더욱 철저히 하십시요
어벙벙하게 합격이란 없습니다..
4년간 하는 공부를 몇 개월로 거져 얻겠단 것이
착각이죠..
기를 팍 죽이고 마는 민법 교수의 질타..
딱 나를 두고 한거 같다.
달릴거다
더 이상 꾸물거리고 물러설수 없다
이미 마라톤 선수라면 반환점을 돌아 마지막 핏치를 올려야 하는
싯점.
여기서 주저 앉으면 모든 것이 꽝...
앞이 캄캄한 꽝일 뿐이다.
-여자도 운전에 합격하는데., 설마..
그랬었다.
운전대만 봐도 가슴이 떨렸던 새 가슴
허나,오기로 해 봤었다
막상 다가서니 너무도 가깝고 운전은 쉬운거 였다.
가장 안전한 고기 잡는 법
그건 도랑을 막고 물을 푸는 방법.
고집 스럽게 그 방법으로 고길 잡을 거다
물이 불어나면 더 부지런함으로......
힘이 든다
그리고, 어렵다.
허지만.....
쉬운게 어디 한 가지나 있던가....
내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서도 꼭 합격할거다.
아직은 머리가 녹쓸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싶다
누구에겐가...
더 고독한 싸움을 한참 더 해야 할거 같다.
고지가 결코 멀어 보이지는 않는데....
왜 이렇게 멀어 보일까?
8부 능선에서 주저앉긴 싫다.
여태껏의 땀이 아까워서....
누가 들음 사법고시 공부한거 같네 ㅋㅋㅋ....
맑은 하늘이 너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