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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촐한 네 식구
영란이의 빈 자리가 넓어 보임을 느낀다.
-어째 집안이 빈 집같아..
와이프의 애기다.
하긴 집에 있어도 별로 집에 있을 시간이 없지만,
그래도 밤엔 모든 식구가 모였는데.....
그래도 적응을 잘 하고 있나 보다
생각 보담은...
가끔 문자로, 핸폰으로 연락을 한다.
-난 재밋게 보내고 있어요.
여기도 그런데로 의미가 있어요.
어떻게 생각하면,
여러 사람과 함께 공동생활을 한다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다.
교육원에도 신규자가 교육을 받으러 들어온 모양
구내 식당이 붐빈다.
모두가 유니폼으로 갈아입어 피 교육자임을
표시하고 있다.
우린 그때....
하늘색의 촌티난 유니폼였는데 세련된 다자인으로
멋이 있어 보인다.
삼삼 오오 모여서 수다를 떠는 신규직원들.
숱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실력으로 당당하게 들어온 자들이라
자부심도 대단할거고 희망도 넘치겠지
누구나 초보시절엔 그랬으니까...
이들도 몇 주간의 합숙훈련을 마치고 배치가 될거다.
오리엔테이션도 받고 실무도 익히고.....
글고,
실력평가도 하고 그러겠지...
-원대한 꿈을 안고 들어온 자들과 재야에서 뭔가 보람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들어온 우리들.
뭐가 공통점일까?
삶에 대한 열정을 느낀단 것엔 같을 거다.
< 분임토의 >란건 없단다.
사실하루 교육끝나고 쉬고 싶은 시간조차도 주질 않고
분임토의네 뭐내 하면서 자유를 박탈했던 우리들 시절.
-교육이 끝나도 일상생활도 근무의 연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합숙을 한거지...
그럴듯한 명분으로 힘든 생활을 했었다.
-해 맑은 미소와 앞으로의 꿈에 들뜬 애띤 모습.
-공직자로써의 자부심으로 가득찬 당찬 모습.
희망이 있고 미래가 있는 이들.
내가 지내온 세월이지만......
이젠 주역아닌 뒤안에서 이들을 바라봐야 하는 세대.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다.
그건,
사라짐에 대한 자기 합리화며 변명은 아닐지....
열정시대에 대한 종언이 아쉬워 그런 거겠지.
저 사람들 중에 과연 끝까지 열정을 갖고서 명예로운(?) 퇴직을
하는 사람은 몇 사람이나 될까?
도중에 자의든 타의든 도중하차한 사람들을 너무도 많이 봐
왔었다.
내가 좋아서 달려온 이 길,
이 길의 끝까지 왔어도 왜 달갑지만은 않은 걸까?
미완의 문제를 남겨둔 거 처럼....
무사히 그 길을 따라 왔다는거..
자유로운 몸으로 쉴수도 있다는 뿌듯함
그런 점에서 무능(?)한 자의 위안이고 자기 합리화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