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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4 일째

빈 자리



  세삼스레 와이프의 빈 자리가 넓어 보인다.
이건 그리움아닌 어떤 걸까?
어제 속리산 간 와이프..
늦게야 도착했단 전화 뿐...
감감 무소식.

아침은 대충셋이서 빵에 우유로 때웠지만...
낮은 다르다.
-외식할까?
-난,
교회서 할거예요.
-그래도 함께 외식하자..
-교회에서 오후에 할일이 있거든....

눈뜨자 마자 게임에 빠져있는 녀석은
먹는것엔 도통 관심초자 없다.
-우리 나가서 뭐 먹을까?
-그냥 시켜 먹어요
둘이서 뭐하러 외식해?
이 놈이 깊은 마음을 알리 없지
맛있는거 사 줄려는 아빠의 마음을....

궁시렁 거려도 와이프가 해주는 식사를 하면 편하다.
헌데,
오늘은 아니다.
어떤 식으로든 함께 해결해야 한다.
궁리 궁리하다 결국은 칡 냉면을 시켰다.
맛이 별로다.
요즘 입맛이 없나...?

집중도 안되고 책상앞에 앉으면 졸음부터 쏟아지고..
정신력에 문제가 있는거야 이건...
하루 6 시간의 잠이 모자란 잠인가...

단 하루 빈 와이프의 빈 자리..
새삼 넓어 보이는 건 왜일까?
여행이라곤 상상도 하지 않았는데 왠일인지...

-이제 얼마나 우리의 여생이 남았겠어?
좀 편히 살자.
아둥바둥 그만 살고....
-속 편한 소릴 하고 있어 정말....
그 사람의 사고를 변화 시키는 건 남편이나 아내가
아니다.
함께 사는 사람은 신뢰성이 들지 않은 탓인지도 모른다.
외부적인 어떤 영향이 있어야만 그 변화가 빠를거다.
와이프도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제발..
어떻게나 답답한지.....

누구나 연해할땐 100 % 좋아 보여도 차차 단점들이 나타나고
권태기가 오게 되어있다.
여태껏 상상하던 모든것은 현실에선 우루루 무너짐을 느끼고.
그런 선택에 후회도 하게 되겠지
그러다가 스스로 그 안으로 들어가 체념하고 사는거 아닐까?
내가 그랬으니까...
내게 주어진 현실은 너무도 멋이 없는 삶.
무의미한 삶이란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내가 너무 욕심이 많은 건가?
바라는 것이 너무도 많은거 아닌가?

이런 소박한 삶도 감사해야 하거늘...
더 이상 뭐를 바란건가?
벌써 나무가지엔 짙은 초록색으로 변해간다
더위가 머 잖아 또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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