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1 일째

늘 그 순간은 좋아도...


  
어젠 오랫만에 술 한잔 했었다.
얼마만인가?

시골집 처럼 어딘가 정돈되어 보이지 않은 집.
보신탕은 원래 이런 곳이 좋아 보인다.
뜨끈 뜨끈한 개 고기를 갖고와 그 자리에서
쓱쓱 썰어주는 솜씨..
이상한 부위를 집어 입에 넣어주는 아줌마.
-이건 아무나 주는게 아닌데...
그게 더 맛이 있어 보인단다.

ㅅ 동에 있을때 비교적 가깝게 지냈던 몇 사람..
ㅊ 씨가 주선했단 것을 알수 있었다.

-구청장의 고향사람이 인사파트에서 제외되었고..
-그 노른자위는 비워 두었지만 모씨가 물망에 이미
올랐단 소식.
모이면 질리게 들리는 인사애기.
하긴 공직자의 가장 핵심 관심은 승진과 인사문제.

작년 어머님 상을 당했을때 모두 내려왔던 친구들.
불원천리 와서 위로해주었던 그 성의를 어찌 잊을건가?
ㅊ씨의 부모님도 연세가 고령이라 얼마남지 않았단 애기도
한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나도 참석해야지.

-야 나주가 그렇게 넓은지 몰랐어요.
그때 한 10 분이면 간다던 ㄱ 씨의 집.
10 분이 아니라 1 시간은 더 간거 같아요.
나주의 봉황면에 사는 ㄱ의 집을 갔던애기다.
거긴 나주시내에서 1 시간은 족히 걸리는 곳이라서다.
그 날이 월요일만 아니라면 천천히 쉬고 오고 싶었단다.

늘 이런 술 마실 기회엔 만나길 바라는 그녀.
-끝나면 전화하세요.
-글쎄, 오랫만이라서 어떨지 몰라.
아님 낼 산에 가면 되지 뭘 그래..
-낼은 낼이고.....

전화할수가 없었다.
1 차 끝나고 ㅂ 씨와 맥주집에 강제적으로 납치되었기 때문.
전형적인 맥주 집.
구성진 음악이 그렇고 야한 외국여자의 반나의 사진을
이곳 저곳에 걸어놓은 것도 같다.
탁자와 의자가 두개와 칸으로 막은 것도...
-왜 칸막이가 필요한가?
연인들의 자유공간을 보장하기 위함인가?
저런 사진을 봐야 술맛이 당기나?

입담 좋은 ㅂ 씨의 끈임없는 애기.
-은행돈을 안고 다가구 집을 사서 요즘 힘들단 애기와..
-83 세의 고령의 어머님을 모시고 살면서 애로가 많다는 애기.
-7 살때 아버지를 잃어 그게 한으로 남는단 애기..

-끝나면 꼭 전화해요 하는 문자멧세지..
-내일 만나잔 재호의 전화.

이미 10시 넘어서 그녈 만난단 것은 의미가 없는거고..
재호와의 재회.
그것도 내일봐야 알거 같았다.
토요일 밖에 시간이 없어 그런 제의를 한거지만.......
술마시고 나면 정신적 해이는 어쩔수 없는것..
녀석도 6월이면 끝이라 동병상련으로 그러겠지..

-내일 산에나 가자꾸나.
나 지금 술이 너무 취해 그래..
-알았어요.
짧은 대답이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
왜 이렇게 늦었냐는 것과 내일로 미룬단 것이 불만스런투다.
이미 10시가 넘은 시간에 과연 온전한 정신으로 만날수
있단 애긴지.....
가끔 자신의잣대로만 대하는 그녀.
바보같아도 보이고, 때론 너무 영악해 보이기도 한다.
그 많은 시간을 두고 이런 야심한 밤에 재회가 꼭 필요한지..
여자의 마음을 모른건가?

이런 기분은 좋지만,
내일이면 또 다시 머리가 아플텐데....
이게 문제다.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3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