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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개나리와 진달래.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엔,
샛 노란 개나리 울타리 밑에 노란 병아리가 평화로운 모습으로
모이를 쪼고 있는 모습은 봄의 정경으로 너무도 깊이 와닿는
삽화였다.

관악산은 이미 노란 개나리와 봉오리가 맺혀있는 진달래 꽃이
만개를 서두르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봄은 이렇게 저 만치 와 있었다.
여기가 까치산 보담 더 빠른가 보다.

그녀와 관악산 등산.
너무도 화창한 봄날,
너도 나도 집을 나와 산으로 왔나 보다.
붐 비는 등산로엔 모두들 봄을 마중나온 밝은 모습의 사람들의
발거름이 사뿐하다.
가족끼리, 직장인들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어떤 사람의 표정을 봐도 어둔 표정을 읽을수 없다.
봄의 정기로 가득찬 산이 그걸 허용하지 않겠지.

나들이 하기엔 너무도 안성맞춤의 날씨.
오지 못했담 얼마나 억울했을까?

여기 저기 산수유와 개나리가 군락을 지어 노란 정경을
자아내고, 아직은 작은 봉오리의 연한 분홍색의 진달래.
다음주엔,
만개하겠지.
골짜기에 물이 말라 좀 아쉽긴 하지만,
대신 화려한 노란색의 꽃들이 맘을 흥겹게 하지 않은가..

1 주일만의 재회.
자주 만나지 못한단 것이 외려 더 가깝게 하는걸까?
더 반갑게 대한거 같다.
-어때요?
나 좀 날씬해 진거 같지 않아요?
-아니, 절대로 아냐...
늘 그 모양 그대론데 내 눈엔....
-그래요?
난 요즘 열심히 공원을 뛰는데.....
-대신 먹는걸 몽땅 먹음 헛거야..
식욕을 억제하는 것이 선결인거 같애..

우린 산에서 파는건 절대로 먹질 않는다.
그건 그녀도 나도 같은 생각이다.
비 위생적인 조리란 것이 대체적인 이유다.
그 덕분에 늘 그녀가 배낭에 싸 오느라 고생이지만,
이런 정도의 고생은 행복한 고생이겠지??

늘 우리가 쉬던 그 치마바위..
치마처럼 넓은 바위라서 그렇게 명명한 이름이다.
바위가 차지만, 차디찬 감촉이 외려 기분좋다.
하늘은 어쩜 저렇게 파랗고 맑을까?
오늘 처럼 좋은 봄날이 얼마나 더 있을까?

서울대 입구에서 삼막사로 해서 능선따라 내려오면 3 시간
코스다.
좀 부족한 거리라고 본다.
적어도 4 시간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말이 3 시간이지 평평한 길을 걷는게 아니라 힘은 든다.
올랐다 내려갔다의 반복.
숨이 헐떡거리는 건 어쩔수 없다.

-야, 이렇게 좋은 등산을 오지 않았음 어떡했겠니?
나 아무리 바빠도 1 주일에 꼭 한번은 산에 올래..
건강이 더 중요하잖아?
-두말하면 잔 소리죠..

우린 화곡동에 와서 청하에다 보쌈을 먹었다.
힘든 산행후에 한잔의 술.
오랜만인거 같아 너무 좋다.
이런 즐거움도 없다면 인생이 너무 삭막하지 않는가?
온몸이 나른하게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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