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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4 일째

그 목소리



  -여기 춘천에요,
형부 안녕하세요?
저 희에요.
-아~~~!!!
처제 오랜만이야.
하두 오랜만이라 목소리 까지 잊어 먹었어.
미안해...
-그래도 그렇지,제 목소릴 못알아 듣는다니
너무 하신거 아니예요?
여기 한번 놀러오시라니까....

이상한 일이다.
왜 친 처제아닌, 이종사촌처제가 더 좋은가?

와이프와 교제할때,
그녀는 늘 함께 했었다.
직장이 가까운 곳에 있던 탓도 있었지만,
어딘가 마음이 통했던거 같다.

-자그만 체구에 긴 머릴 치렁 거리던 모습과...
작고 사근 사근한 목소리와 귀염성 스런 모습.
철철 넘치던 애교..
와이프가 있음에도 그년 내 어깨를 끼고 걷길
좋아했다.
-저 언니 질투내라고 이렇게 한거예요.
언니 표정 좀 봐요,
화 난 표정같지 않아요?
-정말 그러네...

교제내내,
친 처제와 어울린 건 기억에 없다.
늘 상 희다.
자주 만난걸 알고 늘 끼어 저녁 먹고 갔던 처제.
그리고, 신혼집에도 자주 놀러왔던 기억.

처제와 형부 차원이 아닌....
마음이 통해서 였는지, 아님 자기의 오빠들이 근엄하고
무뚝뚝한 반면에,난 그런 성격이 아니어선지 몰라도...
날 따랐던 처제.

몇년전에,
남편의 빚 보증으로 집이 타인에게 넘어가게 생겼다고
우리집에서 며칠 머문적이 있었지.
발랄하고 명랑하던 그녀가 수심에 잠긴 모습은
안되어 보였지.
물론, 그 사정은 간뒤에 와이프에게 들었지만....

한 1년 쉬고 천천히 준비하지 뭐가 그렇게 바빠 시작했느냐고
힐난하는 처제.
-좀 여기도 놀러오시고, 해외 여행도 다니시고 하시지...
암튼 언니가 쫀거죠?
-그건 아니고,
머리가 더 나빠지기 전에 보험으로 따 놀려고...

이 처제도 이미 40 대 중반의 여인으로 되었지만,
여전히 밝고 명랑한 목소리가 좋다.
여름엔,
꼭 춘천에 한번 가겠다고 약속했지만...
그건 적어도 7 월 이후나 가능할거 같다.
공기 좋고, 물 좋고, 인심 좋은 강원도가 좋아
서울로 이사는 하고 싶지 않단다.
-그렇지, 춘천이 어찌 서울과 비교할까?

내가 너무 주위인에 소홀한거 같아 미안했다.
어찌 그 처제만에게 해당하랴...
주위를 돌아보자.
헌데 왜 내가 이렇게 마음이 여유롭지 못하고
다급하기만 하는걸까.
세상을 유유자적하게 살겠단 것이 신념이거늘...
이것도 분명 병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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