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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1 일째

술아, 술아...



  
-5시까지 대한문 앞으로 와라.
대한문 알지?
-그럼 알다 마다..
전엔, 대한문 앞엔 조선시대의 포졸 복장의 사람들이
긴 창을 들고 서 있어, 오가는 사람들의 눈요기를
자아냈는데............
요즘은 사라졌다.

< 대한문 >
신앙촌에 머물때, 천식형과 처음 서울에서 만났을때도
대한문앞서 만났던거 같다.
그때의 내 모습은 어떤 모습였을까?
그런 시절에 사진한장 찍지 못한게 아쉽다.
하긴 당시엔 카메라란 사치품으로 취급했을거니까..

사무실 앞서 좌석버스가 단숨에 덕수궁앞에 다다른다.
서대문 로터리에서 독립문자리가 있던 곳으로 우회하여
사직터널로 빙빙 돌아간다.

내가 서울생활에서 처음으로 발을 내 디딘 곳.
주변에 상가만 고층으로 바뀌었을 뿐......
도로폭은 예전이나 변함없다.
-누군가를 만날 약속을 하기 가장 좋은 커피™Ÿ<약속>
-몫좋은 장소에 1 평남짓한 수도부품 수리점으로 짭짤한
수입을 올렸던 맘 좋은 그 아저씨.
출장나와서 점심 시간이면 찾아가서 점심 사라고 하면
군소리 않고 식당으로 이끌던 그 아저씨.
누군가가 지금도 운영하고 있나 보다.
-당신도 나이들면 이걸 해봐.
가장 안정적이고 수입도 쏠쏠해 할만해요.
나도 이걸로 애들 공부시키고 이렇게 살고 있잖아요?
<대성 여관>을 운영하던 탁 튄 주인 아줌마..
거기엔, 다른 건물이 들어선거 같다.
-독립문 저편에 유령처럼 서 있는 몰골의 서울 구치소 건물.
헐고 몇개 남은 모습이 퇴락한 유적지를 찾은 기분이다.

-내 신혼의 둥지를 틀었던 금화산 밑의 금화아파트..
마치 산상에 우뚝 솟은 탑처럼 보였던 아파트 군들.
이젠, 녹지로 바뀌었는지 그 모습은 사라졌다.
-서울에서 가장 싼 물건을 취급한다는 영천 시장 골목.
퇴근길에 그 긴 길을 따라 걸으며 쇼핑한 재미도 좋았는데..

1974 년 5월 부터 1983 년 3월까지 9년을 서대문 부근에서
뱅뱅 돌며 살았었지.
4 대문 진입이 쉽고, 사통 팔달로 툭 터진 교통의 요지.
이런 좋은 입지를 마다하고 왜 다른 곳으로 이살 꿈이나
…f으랴??

새벽 늦게까지 술 마시다가 주인아저씨에게 문을 열어
달란 애기가 미안해서 담을 넘다가 얼굴에 기스가 생겨
6개월을 고개를 들지 못했던 내 젊은날.
그 기다란 건물도 그 모습 그 대로 있었다.

대한문에서 조우한 우리들.
ㅈ 의 집으로 이동.
중앙일보 맞은편의 구불 구불한 골목을 한참 지나서야
그의 < 칼 국수 집 >이 나온다.
밖에서 보긴 허름해 보였는데 안으로 들어가자 엄청나게
커 보였다.
홀이 넓고 아늑해서 회식도 자주 한단다.

-구의원 출마 3 번을 낙선한 김 모.
4 차에 도전할거란 야무진 포부도 밝힌다.
-초등학교 동창생과 결혼하여 나로 부터 비아냥 거림도 받았던
김일.
빨리 뜨거워지더니 몇년못가 이혼의 아픔을 딛고 재혼.
중구에서 팬시점을 운영한단다.
처음엔 화끈한 그녀가 좋아 결혼했지만 그건 화끈한 것이
아니라 바람끼였음을 나중에야 알았단 녀석.
맘 고생이 심했었나?
나이가 훨씬 더 들어보인다.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였지만, 기게문을 닫고 우리만의
장소를 제공한 ㅈ ....
-오늘 옴팡지게 먹고 놀자고....
<제주도 까만 돼지와 민속주>
그녀의 남편까지 합류해 9 명.
마시고 떠들고 , 예전의 추억속으로 여행을 함서
시간가는줄 모르게 마셨다.
어제의 과음.
술도 느는가?
많이 마신거 같다.
-야? 김00....
너 좋아했는데, 그렇게 매정하게 연락도 않했냐??
남편이 배석했는데도 술 한잔 들어가자 나를 향한 그녀의
질타(?)성 고성.

10시 되어 2 차 노래방 이동.
방 마다 내가 살던 곳과는 비교가 안되게 비 좁다.
9 명 전원이 모두 입장하고 보니 춤은 고사하고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기도 어렵다.
남자 셋, 여자 6 명.
조용하게 부른건 남자고 , 요란하게 부른건 여자들.
술도 먹고, 또 다시 맥주에 취하자 남잔지 여잔지 부둥켜
않고 조명속에 돌았다.
춤을 추든지 못 추든지.....
모두가 한 덩어리로 움직인거 같다.
1시간이 2 시간으로 ..
또 다시 서비스 30 분.
모두가 미쳤고 광란의 춤판으로 돌아간 어제.
어린 시절의 동심의 사고속으로 빠져들자 편했다.
챙피한것도 아니고.........

연달아 마신 과음과 똑 같이 되풀이되는 이런 짓거리.
어린 시절의 정을 못잊어 왔건만,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왜 오손도손 마시다가 기분좋은 헤어짐을 우린 갖지
못하는가?
우리의 술 문화도 바꿔져야 한다.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마셔야 술을 마신거 같고..
밤이 늦도록 놀아야 진정으로 논거 같단 고정관념.
바뀌어야 한다.
< 뭔가 아쉬움과 조금은 여유를 남겨두어야 하는데...>

술아, 술아......
나는, 오늘도 너를 망각하지 못하고 빠져들거 같다.
그게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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