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3 일째

제사


  
늘 이맘때면 우린 모인다.
정월 대 보름 지난 다음날.
아버지 제일.
이런 제일이 아니면 형제가 함께 모인단 자체가
힘든 애기지..

작년엔,
어머님의 병환으로 건너 뛰고 말았었지.
참 빠르다.
나날이 차도없는 그런 날들.
닫혀진 희망으로 우울한 시간들이 그저 원망스럽기만
했었는데 벌써 1 년이 흘렀다니........

시골의 큰 누나와 순이가 이미 와 있었다.
막레 동생까지 와 오랫만에 모두들 모였다.

- 돈이 뭔데??
형수는 오늘도 가게에 나가 문을 열었단다.
그럼 제사를 누구보고 지네란 애긴지..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제사란 정성이 중요하고, 장남이 모셔야 한단 것은
내려운 내력 같은 것인데 회피하는건가?
당연히 참여하고 주도해야지.
아버지 생존하고 계시다면 과연 이게 그렇게 넘어갈수
있는 일인가?

죄 지은듯 들어서는 형님.
뭐라고 할수조차 없다.
그건 형님이 충분히 애기했을테니.
눈을 껌벅거리는 누님.
그저 모른척 넘어가잔 애기다.
그런 분란이 결국은 형님에게 돌아간단 애기지.
형수의 어쩌구니 없는 짓거리.
말이 통해야 애길 하지.

사람은 명예가 돈 보담도, 아니 생명 보담도 더 귀중할때가
있다.
그걸 구분 못한다면 그건 짐승과 다를게 뭔가?
이런 제사니 뭐니 하는 것도 결국은 인간다운 삶을
살기위한 것이고, 인간으로 태어난 탓으로 치뤄야 하는
도리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도리를 못한다면 과연 정상적인 인간이라 할수 있는가.

그냥 돌아갈까도 생각했다.
뭔가 뜨끔해질수 있을가해서다.
도저히 이해가 안되고, 있을수도 없는 일.
그냥 참기로 했다.
허나,
잊지않고 꼭 따질거다.
< 그렇게 인생을 살려고 하느냐?? >

착잡하고 우울하다.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5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