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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도,
k 구청 기획예산과 근무시절에 한 6 개월 가량 상사로 모셨던
정 모국장.
사무실에 놀러왔다.
공로연수 1 년을 쉬었단 애기지.
말이 공로연수지, 이건 무슨 짓들인지..
빨리 내 보내고, 자신의 역량으로 승진시켜 주고 싶은
단체장들의 뻔한 속셈.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이 군침도는 것들을 왜 마다하겠는가?
법만 아니람, 1 년이 아니라 2 년 정도 먼저 공로연수
보내고 싶겠지.
사고가 건전하고, 매사에 권위를 찾을수 없어
인기좋았던 상사였다.
잘 생긴 마스크며, 유연하게 대처하는 업무능력.
-부동산이든, 연예든, 이성문제든....
다 방면에 두루두루 박식했던 정 국장.
언젠가,
회식자리에서 <다이아나>를 가수뺨치게 유창하게 불러 좌중을
휘둥그레하게 만들었던 주역였지.
사무실이 사랑방 처럼 격이 없고, 거침없는 대화들이
떠날줄 몰랐던 시절.
한 사람의 장이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친단 것을 우린 그때
절실히 느꼈었지.
다음에 온 손 과장.
그 사람은 정 국장과는 판이한 성격의 사람였다.
어제까지 웃음판이 떠나지 않고 자유롭던 분위기는
하루 아침에 무거운 공기가 감도는 분위기로 바뀌었으니..
더 위대해 보였던 정 국장.
-아~~!!
옛날이여.....
< 그 사람의 정당한 평가는 떠난뒤에 남는다 >
업무적으로 인정 받아 국회의사당에 파견나가 유연하게
대처하여 승진까지 한 그 사람.
더 이상 승진하려고 하였지만,개인의 능력 보담은 배경이
주요변수가 되는 그 위치.
주저앉고 말았다.
아직도 까치산 중턱에 그 집에서 그대로 살고 있단다.
-다행이 공인중개사 자격증은 따놔서 그거라도 할 생각입니다
서울을 멀리떠나 경기도 지역으로나 진출할가 생각중예요,,
-왜 서울을 떠나서 하려고요?
-그 짓을 한단 것도 부끄럽잖아요?
-뭐가 부끄러워요?
이젠 사회인인데....
-그래도....
공직사회의 고위직.
나 보담 무려 2계급이나 더 높은 위치.
하늘과 땅같이 다른 차원의 위치지.
현직에 있을땐, 그게 자존심이라고 할수 있겠지.
허지만,
이 문을 떠나는 순간에 모든것은 제로섬 게임.
모든 프리미엄이나 , 알량한 자존심 같은 것은 미련없이
던져 버려야 한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건 현실이다.
자존심 상해서 모른 곳에서 복덕방을 하고 싶다고..??
현직에 있을때의 모든 권위를 던져버렸듯...
그래서 부하직원으로 부터 인기를 얻었듯...
모든 것을 버리고 진솔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야만,
마음이 평온한것을...
사회인들이 인정도 안해주는 그 자존심에 매달리다니..
평소 그 답지 않은 발언에 어리둥절하다.
-나도 그런 위치였담 그럴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남을 말하긴 쉬워도 행하긴 어려운게 우리네 삶이라.
그래도 왠지 찜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