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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1 일째

그 극장은 지금도 있을까?


  
1966 년도 여름 어느날,
장사가 신통치 않아, 우린 늘 가던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시간 죽이기 가장 좋은 곳- 극장.

춘천에서, 일류극장였던 소양극장.
산뜻한 간판그림과 개장한지 얼마 되지 않은듯한 깨끗한 건물.
다른곳에 비해, 입장료가 비싸 들어가 본것이 몇번 안된다.

- <불 나비>의 주인공 김상국, 드디어 춘천에 오다.

극장앞의 대형현수막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한 선전문구로 요란했고, 울려퍼지는
음향은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시끌벅적한 분위기 였다.

극장앞의 입구엔,
김 상국의 여러모습들이 대형사진으로 붙어있었다.

< 쥐구멍에도 볕 들날 있다 >는 기발한 노래로 한창 줏가가
오르던 늦깍이 가수 김 상국.
그의 노래는,
여태껏 귀에 익숙하지 못한 탁음에서 나오는 짙은 호소력있는
애절한 절규가 심금을 울렸나 보다.

< 불 나비 >는 영화로도 제작되어 그가 무대 출연하여 그 노래를
부른 장면이 나온다.
카바레서 불나비와 같은 사랑을 하는 두 남녀....
부르스 춤을 추던가?
그 장면에, 그 노래는 안성 맞춤였다.
30 대 후반에 드디어 인기가수가 된 김상국.
잘 생긴 남진과 나 훈아가 있었지만........
그의 노래는 색 다른 매력으로 어필했다.

-이거 입장료가 이렇게 비싸서 어떻게 관람하냐?
그냥 다른데서 영화나 보자...
-이거 장난이 아니네, 정말...

들어가 보고 싶은 유혹을 뒤로하고 < 진 >과 난 변두리
2 본동시 영화거나, 한물간 영화를 봤었지.
신도극장였던거 같다.
소령 강재구 였던가?

맨날 다녀봐야 돈을 모은단 것이 까마득해 보이던
신앙촌 비닐공장.
-니네들, 차라리 춘천가서 장사해 본게 어때?
아마 괜찮을거 같아...
김 귀덕씨의 그런 제안은 솔깃해 보였다.
물론 춘천이란 곳에, 살아본것도 아니고 잘 몰랐지만....

진과 난,
신앙촌 제품의 인기를 등에 엎고, 라벨을 붙인 제품을
팔았었다.
이미 신앙촌 제품은 그 명성을 엎고서 다들 알려진 뒤였다.
신통찮은 우리의 영업.
신이 날리 없었지.
그렇다고 그냥 귀가하긴, 많은 돈을 투자한 김 귀덕씨의
얼굴을 본단 것도 딴은 미안하고.....

그 시간죽이기는, 영화가 안성 맞춤.
2-3 시간은 금방였다.
열심히 다녔어도 실적이 없단것을 보여준 우리들.
진과 함께 우린 그렇게 외도(?)를 하였어도 시치미를
떼고 다녔었지.

그 기간이 길진 않았었다.
우린 가을에 다시 신앙촌으로 와야했으니....
당당하게 떠났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패잔병처럼
되돌아왔지만.......

-미래에 대한 불 확실성.
-내가 지향해야 하는 목표의 부재.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희망이 보이지 않던 그곳.
-신앙에 대한 의구심.
-신앙촌은 내가 일시적인 비상 탈출구 역활 뿐.....
정착하긴, 너무도 요원해 뵈는 먼 위치란 곳.

많은 고민을 했었다.
그 나이에 걸맞지 않게 속은 깊었을까?
- 김형은 늘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거 같애...
안내원의 그런 말을 자주 들었으니.........

꿈을 안고왔던 신앙촌과 춘천.
내 꿈을 펼치기엔 너무도 멀게 느껴진 그곳.
암담해 뵈던 현실.

그 고민스런 춘천에서 잠시 머물렀지만,
늘 불안과, 막막함을 느껴야 했다.
그걸 잊기위해 극장을 찾았으니......

-지금 < 신도극장 >은 그대로 있을까?
그 모습 그 대로 그 자리에 있을까?
예전의 그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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