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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점수따기



  
신혼시절 5 년.
결혼후, 첫 애가 태어나지 전까지의 기간.
그게 신혼생활이라 말하면 틀린말은 아닐거다.

영란이가,
딱 만 5 년만에 태어났으니 늦어도 한참 늦은샘.

그 꿈같던 신혼시절을 어떻게 보냈을까.
기억이 가물 가물해서 가끔.......
그 시절의 일기장을 펼쳐보곤 한다.

학수고대하던 첫 임신 사실을 정식으로 확인하곤,
환희에 들떴던 날.
어렵게 사법고시를 보고 나서 초조하게 합격자 난의
이름을 발견했을때의 기분이 그런 기분였을까?

-처제 고마워, 정말이지 응?
-네, 형부 축하드려요..
산부인과 간호사로 일하던 친척처제에게 뭐가 고맙다고
그랬는지...
대단한 것을 얻은양 들떠 소리친 기억.
엊그제 같은데....
벌써 스무해가 훌쩍 지났다.

-전에는,
말을 하지 않아도 이것 저것 잘도 사다주더니.....
요즘은 깜깜소식이야...
엊그제 와이프의 불만섞인 푸념을 들었다.
권태로운 날들속에 그런 알뜰한 정(?)이 식은 증거일까.
와이프에게 뭘 사다준지 한참인거 같다.

까르푸에 들렸었다.
귀가시에 지나는 곳에 있는 매장이라 가끔 이용한다.
가끔...

-너,
까르푸 가지 않을래?
-뭐 살게 있어요?
-그냥, 아이쇼핑하려고...
바쁨 말고....
-아니, 바쁘긴요.
거기서 만나요.

5시가 조금 지난 시간였지만,
3 층 주차장도 만차란 표지판이 눈에 띤다.
-불황, 불황해도 이런 할인점은 아니야.
이렇게 붐비는데 무슨 불황이람.........

-쿠쿠 압력밥솥 10 인용걸 샀다.
지금 밥솥은 10 여년전에 일본에서 사온 밥솥.
아직껏 쓰고 있다.
산다 산다 함서도 차일 피일 미룬 와이프.

부가기능은 거의 비슷한데, 왜 가격차인 이렇게 다를까?
-왜 이렇게 가격이 천차만별인가요, 내가 보기엔 비슷한데..
-어떤 작은 것을 변형시켜 그렇게 값을 올려놨을겁니다.
저도 이거 산지 5 년째 쓰고 있는데 전혀 고장없이 잘 쓰고
있어요.
자꾸 주부들이 신 제품 신 제품 하는데 별반차이 없어요.
밥솥은 쿠쿠것이 좋은거 같애요.
글고,
여긴 에이에스가 가정 방문한단 사실 아시죠?
-그런가요?
그래서 비싸군요..
-전문 메이커라 그럴 겁니다.

짙은 진달래색의 밥솥 158000 원.
그녀가 골라준 것.
여러가지 제품군에서 적당한 것을 고른단 것이 어렵다.
그게 그거 같고...

그년,
가습기를 샀다.
엘지것 72000 원.
가습기 디자인이 벼라별 것이 많다.
메어커를 고른단건 어쩔수 없다.
그녀의 기전제품은 또 엘지일색이란다.
삼성제품을 선호하는 내가 보기엔 것도 이상타.
삼성이 다 좋은건 아니겠지만.....

3 층 주차장에서 커피한잔 하고 헤어졌다.
와이프에게 어서 빨리 전달해주고 점수(?)따야 하거든.
이런 내 주제를 보면 절대로 후한 점수주질 않겠지만..

-관심과 배려.
따뜻한 말 한 마디.
그게 점수따는 비결인걸 알지만, 실천이 어렵다.
맘에 우러나지 않은 행동을 한단 것도 딴은 우순 일이고..

와이프의 반응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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