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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4 일째

낙엽을 밟으며......


  

잔뜩 흐린 하늘,
기온이 하강할거란 보도였지만,
예상보담, 덜 추운거 같은 오늘.

신선한 아침,
이른 아침이 좋다.
- 신문 배달원, 야구르트 아줌마,미화원 등..
부지런한 사람들을 만나는게 즐겁다.
부지런한 것은 얼마나 멋이 있는가?
생기가 넘치기 때문이다.

일찍 문을 연 김밥집은 항상 바쁘다.
-이런 이른아침에, 김밥으로 끼니를 떼우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별게 다 궁금하다.

-안녕하세요?
아줌만, 이런 배달이 너무 좋죠.
돈도 벌고, 건강도 벌고......그죠?
-그럼요...
가벼운 인사라도 아침은 신선한거 같다.
왠지 심드렁한 대답이 아니다.

요즘 기온하강으로 발 아래 낙엽이 부쩍 늘었다.
사각 사각 밟으며 오르는 등산길.
방금 떨어진 낙엽에게서, 가을 냄새가 나는거 같다.
낙엽 밟는 소리가 좋다지만........
왠지 쓸쓸하게 보이는건 왜 일까.
< 이별 >같은걸 느껴설까?
무심한 사람들의 발 아래 차차 문드러 지겠지.

등산길 중턱의 밴취.
밤새 떨어진 낙엽이 수북히 쌓여있다.
그위에 가만이 앉아 본다.
눈 아래 동네가 희미한 영상으로 멀리 보인다.
머 잖아 하얀 눈으로 덮히겠지.
또 한번의 탄성을 지를거고......

내 곁을 스쳐간 사람들의 얼굴이 보인다.
때로는 기쁨으로 ....
때로는 증오가 지워지지 않은채...
애증이 교차한 모습들.
-어디서들 살고 있을까....

-여기서 이런  정경을 즐긴지 얼마나 될까?
상당히 오랜거 같다.
자연스런 야산에 불과했던 이 산,
구불구불했던 오솔길과 꿩이 날던 산.
제법 울창했던 숲과 야생화가 어우러진 산.
인간의 손길로 다듬어져, 그 모습을 찾기 힘들다.
숲속에 간간히 있던 이름모를 묘들.
다 어디로 옮겼을가.

낙엽이 쌓여있는 공터.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어느 할아버지.
오늘도 어김없이 비둘기떼에게, 모이를 주고있다.
사랑스런 손주에게 사탕을 주는 손처럼 다정하다.
그걸 알고 모여든 비둘기들.
두려움없이 할아버지 주변으로 몰려든다.
-정으로 다가서면,
동물조차도 교감이 되는구나...

운동하고 내려오는 이 길.
뛰기가 아깝다.
천천히 걷는게 좋은 아침.
낙엽속에서,
나를 바라보는 그런 시간이 좋다.
이 가을에,
나는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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