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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3 일째

차마 어떻게 떠나실까?


  
-옆집 이모님 집이 팔릴지도 몰라요.
팔리면 서울로 가신데요.


뜬금없는 순이의 전화였다.
여태껏 어머님 곁에서 그림자 처럼 여태껏 살아오신 넷째이모.
어머님 가셨을때 대성 통곡으로 내 콧잔등을 시리게 하셨던
이모님.
얼마나 마음이 허전하셨을까..
집이 팔릴지도 모른다니..!!!
어안이 벙벙하다.


아들없는 외 할아버지가 모든 딸들을 한 동네로 시집보내고
넷째 이모는 아예 데릴 사위를 맞아 들여 모든 재산까지 상속해
주었다.
집과 전답까지 상당한 재산였지.
그 만큼 넷째 이모의 심성이 온후하고,성격이 좋은 탓이겠지.
가난한 시절에 그렇게 많은 조카들이 득시글 거림서 와서 북새통을 이뤄도 화난 표정을 보지 못했던 맘 좋은 이모.


이모부가 위암으로 50 대 중반에 세상을 뜨셨지만,
그래도 외롭지 않은건 언니들이 한 동네서 살면서 위로해 주고
서로 우애있게 살아온 탓일거야.
자매간의 우애는 다른 사람들의 질투를 불러올 정도였으니...


이모님인들 왜 떠나고 싶을건가?
나서 자라고, 지금까지 단 한번도 떠난적 없는 고향.
착실하게 일하고, 정직한 수확으로 늘 감사함서 성당에 다니시는
것이 유일한 낙이셨던 이모님.
집도 외 할아버지가 사셨던 집을 그대로 지금껏 살고 계신다.
어느 것 하나, 어느 주춧돌 하나 외할아버지의 추억이 깃들지
않은것이 없는 집인데.....
어떻게 이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고 싶을 건가?
이모 역시 여생이 얼마나 남았다고.........


아들 둘,
첫째가 그렇게 전답 팔아가더니 이젠 두째가 운수업을 하다실패
한 바람에 빚이 많은가 보다.
팔아야 몇천만원 정도일텐데.....
안타깝다.


팔고서 큰 아들이 있는 서울에서 함께 산다지만,
과연 마음 편하게 사실수 있을까?
그 정든 고향을 버리고 , 낯선 타향에 적응할수 있을까?
너른 벌과 훨훨 마음껏 거닐수 있는 야산, 그리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묻혀 있는 뒷산의 산소..
이 모든 것들을 버리고 , 절절히 젖어드는 향수.
그런 것들을 망각하고 살수 있을까?


자식들이 과연 부모의 마음을 알기나 할까?
그 깊은 속내를 어떻게 알건가..
외로움과, 향수에 젖어 배갯머리가 젖도록 눈물을 흘리시며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할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려 봤을까?
가슴에 상처를 주고서 돌아가셨을때 한 으로 남을 후회를 왜
생각지 못할까.
가시고 나면 하고 싶어도 못 하는 효도를 왜 생각 못한 걸까.
얼마 남지 않은 여생,
편안히 고향에 사시지 못하게 하는 것이 불효막심한 것을 왜 모를까..


이종 사촌인,
<복>이에게 환기시켜 줘야 겠다.
아니, 적극적으로 만류해야 겠다.
-가장 좋은 효도란, 어머님이 편하게 사시게 해 드리는 것이라고......
고향에서 편히 사시게 해 드리는 것이라고....
고향을 떠나게 하는 것은 꿈을 빼앗는 잔인한 것이라고...
마음이 아프다.
이런 현실에 내가 해 줄수 없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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