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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4 일째

영원한 이별(4월 2 일)

 

화창하기 이를데 없이 맑은 봄 날씨..

이렇게 좋은 날에 가시려고 그렇게 버티셨는가?

자식들에게 마지막 편안을 주시려고......

 

장례식장에서  장지가 멀지  않아 발인은  늦은 아침 9시 30분..

바로 가면 넉넉잡아 20분 정도겠지만..........

당신이 사셨던 집을 방문하고, 마지막 하직인사를  하러 동네를

돌아가셔야 하기 땜에 2 시간을 어림 잡았다.

 

장손 대현이와 호현이가 어머님 영정을 앞에 싣고 운구차를 인도하고..

동네 손님접대관계로 남산 형님과 난 먼저왔다.

 

회관앞은,

벌써   동네 사람들이 어머님을 영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완치되어 돌아오는 영접이 아닌 차디찬 주검을 슬퍼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많이들 모여있다.

-어머님 하나 소생못해 드리고 무슨 낯으로 왔는가?

하고 손가락질을 하는 듯한  질타가 귀에 들리는듯.....

고개를 들수없다.

하긴,

죄인이 아니던가?

가시게한 죄인.....

고개를 어찌 들수 있단 말인가?

 

어머님의 손때가 묻은 집안 구석 구석..

휘둘러 봤다.

방문을  열고서 나오실 것만 같은 착각에 밀려드는 슬픔..

아무도 모르게  뒤안으로 가서 한참을 울었다.

호상 호상 하지만,

어머님을 보내는 자식이 호상이란 가당치나 한건가...

그런 소리조차 듣기  싫었다.

 

이윽고 도착한 장의차..

그리고, 동네 사람들의 한 동안의 술렁거림과  흐느낌 소리.....

나이든 노인네들이 더 슬픈가 보다.

가신 어머님 보다는 자신의 위치를 새삼 본것이리라....

어머님 영정앞에서 오열하는 두 이모님..

어찌 마지막 보내는 마당에 회한이 없을손가?

당신들이 어디 평범한 자매들이던가?

 

남의 슬픈 날에 이렇게 몰려와서 끝날줄 모르게 이어진 술판..

차디찬  관속에  눠 있는 어머님은 어서 편히 쉬고 싶을텐데...

혼자서 어떤 생각에 잠겨 있을까......

 

모든 행사가 끝나고 차는 구슬픈 가락속에 장지로 떠났다

천천히 이 동네를 떠나기 싫은 모습으로..........

말없이  눈물로 보내드리는  고마운 사람들...

그 모습들이 숙연하다.

 

아버지가 계신 그곳..

이미 2 년전에, 당신이 묻히실 곳을 마련해둔 유택..

그곳에  안장했다.

그걸 보면서도 왜 눈물은 나지  않은 걸가?

조금 눈물이 나도 좋으련만.........

마지막 이별인데도 비정한 심정인지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다.

난,

참으로 매정한 놈인가 보다.

흘릴수  있는 눈물이 매말라 버린 걸까?

그렇게 쉽게 어머님을 묻어 버리고 우린 돌아왔다.

아무런 일도  아닌것 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들판을 거닐다 온거 처럼 무덤덤하게.....

- 떠나면 그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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