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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줄만 잘 서면(?)승진이 쉽지만......
당시는, 철저히 시험이 아니면 승진이란 꿈도 꾸지 못하던 시절.
승진 서열에 들었던 ㅊ 씨...
용산구에서 내가 있던 ㄷ 동으로 왔었다.
키가 크고, 깡마른 체격의 그 사람.
오자 마자 내 앞에서 허리를 90 도 직각에 가깝게 인사했다.
-애기 많이 들었어요, 김 형....
용산구 총무과에서 근무했던 ㅊ 입니다.
물심 양면으로 많은 부탁 드립니다.
왜 총무과란 것을 들먹거리는가?
은연중 자신의 화려한 경력을 심어 주기 위함은 아닌지...
깡마른 체격하며........
나 보담은 10 cm정도나 더 커 보이던 큰 키..
마른 체격에 큰 키가 언바란스해 보인 별로 호감은 가지 않았다.
- 잘 오셨어요..
우리 서로 도와가면서 잘 지내 봅시다..
입에 바른 소리겠지 나에 대한 어떤 것을 들었단 말인가?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사람은,
승진 공부하기 위해서 편하고, 동에 배치된 사람들이 까다롭지 않고
마음 좋은 사람이 있는곳을 꽤나 신경을 써서 찾았던 모양....
그가 보여준 수첩에 대한 사전 조사 사항..
-인구가 어떻고 동장은 어디 출신이고, 성격은 어떻고......
사무장과 서무주임은, 어떤 성격의 사람이며 인간성은 어떻고.....
자잘 구레하고도 용의 주도하게 조사한 것을 보곤 혀를 내 둘렀다.
-그래...
승진할려면 저 정도의 열정으로 부딪쳐 야지..
ㅊ 의 용의주도한 그런 열정에 감탄만 나왔었다.
내가 너무도 편하고, 생각없이 산것 같이도 보였고.....
나이도 나와 비슷하고, 공직경력도 비슷했지만 승진한지 얼마 되지 않는
나와 한 계단 위로 승진을 준비하는 그 사람..
그런 엄청난 차이도 우연은 아니었나 보다.
우린,
그가 이왕 시험공부하러 우리동에 온 이상 그가 자유롭게 공부할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었지.
3 층의 서고를 옮기고 조용한 독서실을 만들어 주었다.
- 이거 너무 고마워요.
내가 이번에 합격하면 김 형의 덕이라 생각하고 신촌가서 젤로 좋은
< 은성관 >에서 코가 삐뚤어 지게 술 살께요....
- 그럴 날을 고대할께요..
불편한 점이 있으면 아무때나 애기 해요...
마치 고시공부하는 사람 처럼....
그는 외딴 방에서 자신과의 힘든 싸움을 했었다.
얼굴이 핼쓱할 정도로...
- 과연 주사 승진을 저 정도로 목매달고 해야 하는 걸까?
의문이 들곤 했다.
공부하기 시작한 한달 후 ......
그의 부친의 갑작스런 발병과 암 판정.
6 개월을 버틸수 있을거란 의사의 추측과는 다르게 겨우 3 개월
생존후 별세했던 그의 부친.
- 어쩜 저렇게 냉정한 사람이 있을까?
아무리 개인의 승진이 중요하다 해도 부친이 암으로 입원해 있는데도
거의 병문안 가지 않고 공부만 했었다
저렇게 동요없이 공부에 전념할수 있을가.....
저런 사람은,
뱀 처럼 찬 사람일거야..
동료 직원들이 수군 거렸었지.....
그의 부친이 별세하곤,
그는 별다른 슬픈 빛도 보이지 않고 평시와 다름없이 그 만의 방으로
가서 책과 씨름했다.
그것 만이 자신이 할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듯......
하긴,
겉으론 태평한척 해도 그라고 부친의 별세가 슬프지 않았으랴?
허지만,
겉으론 그는 전혀 동요없이 무서우리 만치 침착하게 일상생활을 견뎠다.
결국,
그는 그런 열정에도 불구하고 패배의 잔을 마셨지만......
그런 비정할 정도로 찬 그 사람.....
혈육인 부친의 암 투병과 죽음앞에서도 어쩜 그렇게도 동요없이
자신의 일을 그렇게 할수 있었을까?
그런 그 사람의 열정이 부러운게 아니라..........
그런 냉정할 정도로 찬 이성으로 살아가는 그 사람이 섬찍해 보이곤 한다.
- 내가 너무도 감상적인 사람이라 그렇게 보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