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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복사꽃 필 때면.....


  - 소사 복숭아,
성환의 참외....
대구의 사과와,
나주의 배 등등..


초등학교 시절에, 우린 그렇게들 외웠다.
가끔은, 시험에 나온 문제이기도 하고....


소사의 명물 복숭아...
그 복숭아가 유명하단건, 소사에 갔을때 비로소
느꼈었다.
아주 오래전에...


- 지금도 소사 복숭아??
지금 소사에 복숭아 밭이 있기나 한가..
그 거대한 복숭아 밭은 거대한 빌딩의 숲으로
변해 버린지 오래인 복숭아 골...
소사복숭아 골이 이젠 아파트 촌으로 변해 버렸다.


- 소사 복숭아,
그건 아주 오래된 기억일 뿐...


오만 제단을 넘는 길엔,
고만 고만한 작은 단층 집들이 지어져 있었다.
< 위대한 신앙촌 > 건설을 위한 인부들이 묵었던 곳??
그랬을거다.
신앙이란 명분으로 지방의 수 많은 젊은이들을 무료 봉사케
하고 건설한 신앙촌...
<남자 숙소>라고 불렀으니....


그 남자 숙소를 지나면 신앙촌아닌 부천군 소사읍...
가로 질러 가면 한 10 여분 정도 될려나?
소사 읍이 빤히 바라 보였다.
제법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보이고 소사 삼거리가
보인다.
그리고, 소사 극장 간판도 작은 모습으로 보였다.
쉬는 날엔,
가끔 그 극장에 갔었지.


聖所에 몸 담고 있는거란 착각에 사로 잡혔던 우리들..
저 멀리 소사읍에 사는 사람들을 로마의 바리새 사람들 정도로나
봤을까?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봤으니....


봄이면,
그 남자 숙소 뒷편의 산 위에 오르길 좋아했다.
신앙안에 몸 담고 있음서도 밖의 세계를 동경했던 이 모순..
자꾸만 외부에 시선을 주길 좋아했다.
향수 였을까?
모순된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못난 자화상을 반성하기 위함
이었을까....


신앙촌을 감싸듯이 펼쳐진 분홍의 화원..
거대한 화원였다.
신앙촌 입구에서 부터 시작된 복숭아 꽃의 행렬..
< 신앙촌 >에서 끊어지고, 또 다시 그 경계로 부터 이어진
복사꽃 행렬들... 온통 연분홍 천지..


눈에 선하다.
그 연분홍 행렬이 주는 봄의 정경..
그리고 왠지 가슴 설레게 하는 복사꽃 군락...


복사꽃은 가까이 보면 별로인 꽃으로 보인다.
작은 연분홍의 그저 평범한 꽃일뿐...
허나,
그게 거대한 과수원의 군락을 이루면 거긴 연분홍으로 이뤄진
거대한 꽃 밭이다.


소사를 명물로 만들었던 소사 복숭아..
그 많은 소사 복숭아 들은 이젠 흔적도 없다.


흐드러 지게 피던 복사꽃 사이로 촘촘히 떠났던 난숙...
수줍은 미소로 떠났던 그 소녀가 난숙이다.
해마다 봄이 오면 복사꽃이 생각나고 , 그 길따라 떠났던
그 소녀가 생각이 난다.


양갈래 머리를 단정이 묶었고 , 미소 지을때의 볼 우물이
유난히 예뻤던 그 소녀 蘭淑...
연분홍으로 물들었던 그녀의 수줍던 얼굴...
- 다시 올께요.
그년,
그렇게 복사꽃 피던 사이로 떠났었다.
화사한 복사꽃이 다투어 피었던 그 길을 추억속에 떠 오르겠지.


가끔은,
내 얼굴도 생각이 날까?
봄이면...
나 처럼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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