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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마음에 여유를......


  
어젠,
참으로 오랜만에 느ㅡ긋하게 한 등산였다.
이렇게 느긋하게 와 본지 얼마던가......


버스를 타고, 관악산 입구에 도착 7 시 정각.
다른 때 같음 40 분이면 도착할텐데,요즘 도로사정이
말이 아니다.
공사로 인한 우회 도로...
지하철 공사로 인한 서행 운행...


- 딱 5 분 늦었네요.
상큼한 미소로 애기하는 그녀.
여전히 먼저 와 있다.
늘 칼 처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시간을 자르는 그녀.
그 성격 만치나 매사에 빈틈이 없다.
그런 빈틈없는 성격이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아침 7 시.
다니는 사람은 별로 없다.
토요일이라설까........


- 고요할 정도로 숲은 조용하다.
안개가 옅게 깔려 있지만, 낮은 더울거 같은 날씨..
바람조차 없어 산행하기 참 좋은 날씨..
몇년전에서 부터 달려진 휴게실의 대형 전자 시계..
여전히 그 자리에,
시간을 보여 주고 있다.
어떤땐, 전지를 교체해 주지 않아 바늘이 그 자리에 서 있을때도
있지만, 여전히 시간을 알려 주고 있다.


- 좋지?
이렇게 느긋하게 산에 오니까...
- 그래요, 참 오랜만인거 같아요.
이렇게 여유있게 산에 온게.....
- 사람이 숨 가쁘게 살일이 아닌데 말야..
넌, 늘 그렇게 숨 가쁘게 살고 있는거 같애.
- 이렇게 바삐 산게 외려 좋은지 몰라요.
늘, 이런 바쁜 가운데 시간을 내서 올수 있단거..
내가 봐도 대단한 나라니깐 ㅋㅋㅋ...
- 됐어요, 무슨 말을 못해....


사위는, 회색빛 어둠에 감겨 있어도 머 잖아 밝은 해가 뜨리라
그런 햇살 받으며 천천히 오르는 산..


- 삼막사...
아무도 없는 사찰은 괴기한 분위기가 스며들 정도로 고요에
묻혀 있었다.
졸졸졸 흐르는 물.
그 쉬원한 물 한모금 마시고 가야지.
차디찬 물이 가슴 속까지 상쾌하게 스민다.
이 사찰에 12 시가 되면 밥을 먹기위한 중생들이 장사진을
이루리라 오늘도......


오늘은, 안양 유원지 쪽으로 해서 관악역 쪽으로 갈거다.
느긋하게........
빈 가지만 남은 나무들이 조금 차게 보여도 머 잖아 파릇파릇
생의 하모니를 합창할거다.
그 엄숙한 자연의 법칙을 누가 거역할 것인가?


전망 좋은 바위위....
사방이 한 눈에 들어온 햇살 좋은 곳에서 잠시 쉰다.
바로 눈아래 가파른 계곡은 안개에 감겨 있다.......
낮이 되면서 서서히 안개가 걷히고, 좋은 날씨가 될거다.
- 따끈한 커피 한잔...
참살떡 몇개.귤 한개와 초코렛..
김밥 싫어한 그녀가 늘 갖고온 아침 식사.
- 왜, 김밥이 좋은데 싫어해?
- 김밥은 입에 씹으면 모래가 씹히는거 같아서 싫어요.
- 난,
좋던데....
- 난, 이런 떡이 외려 좋아요.


저 멀리 안양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눈에 보이는건 거대한 아파트 단지..
산아랜, 어김없이 하얀 대형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산을 감싼듯이....
산을 차츰 차츰 아파트 숲이 잠식하고....
아파트 단지가 도시를 둘러 싸고 있는듯이 갑갑하다.
미관을 생각해서 개발도 신중을 기해야 하는데....
난 개발로 인한 그 피해가 얼마나 크던가?


쉴새없이 조잘 되면서 걸었다.
평소엔 관악역까지 오는덴 3 시간이면 족했다.
허지만 어젠 4 시간이 된거 같다.
천천히 그렇게 걷다 보니 그렇게 시간이 걸린다.
이쪽으로 오다가 정글처럼 우거진 아늑한 숲..
그 아래서 쉬던 우리들.
썰렁하니 비어 있는 모습이 썰렁해 보인다.
머잖아 또 녹색의 정글로 뒤 덮겠지......
시간 구애 받지 않고 갔다 온 등산,
마음에 여유가 생겨 좋았다.
이렇게 여유롭게 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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