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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일째
옛동산에 올라....( 11 월 17 일 )
-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 없네..옛 시조가 생각이 난다.늘 그렇다.정다운 고향은, 틀림없건만.........그 정답던 얼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떠나야 하는 운명 처럼..다들 그렇게 정다운 고향을 뒤로하고 엉뚱한곳에서살고 있다.- 왜, 여기서 살지 못하고 떠나야 했을까?그 예전의 흔적을 찾기라도 하듯이 돌아다녔다.실개천이 흐르는 마을앞..우린 늘 그곳에서 붕어랑,메기를 잡았었다.실개천 둑에 핀 키를 넘는 억새..은색의 물결로 억새풀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마치,정다운 옛 친구들의 얼굴처럼..........우렁을 잡고, 봄 이면 삐비를 뽑으러 다녔던 사촌 누나..가을엔, 메뚜기 잡으러 다녔던 누나였다.저 멀리 산 넘어로 시집을 가벼렸지.그 실개천은, 어김없이 흐르건만 그 얼굴들은 어디고 없다.은빛 억새만이 다투어 피어 있는 실개천.....그 실개천둑에 가만히 앉아 봤다.거기에 정다운 얼굴들이 겹쳐 그려지는 곳..- 고향은,늘 그렇게 가슴아픈 그리움인가 보다.그 실개천 건너 바라보는 금성산.몇 십년 전이나 변함없이 빙둘러 쳐진 산들.그 아래 펼쳐진 논과 밭..구릉진 야산 사이로 들어선 동네....수평으로 펼쳐진 논을 따라 멀리 보이는 동네...가까워 보여도 결코 먼 거리가 아닌 그런 동네다.동네사이로 오르는 소로야산으로 오르는 길이다.겨우 지게만 지고 넘나 들던 그 소로가 이젠 덤푸추럭도 거뜬히넘나드는 대로로 바뀌었다.밭으로 다니기 쉽게 하느라고 만든 도로....옛 동산에 올랐다.그 비문, 그 묘는 그대로다.곳곳에, 땡감들이 주렁 주렁 열려있다.아직은,홍시가 아닌 탱탱한 주황색 땡감.....별로 크진 않아도 주렁 주렁 열러있는 모양이 보기 좋다.- 섭이, 진이, 석이, 숙이,향이,,,,그 얼굴들은,,누구 하나 보이지 않는다.그애들도 고향에 오면 나 처럼 이렇게 옛 추억을 못 잊어이런 동산에 오를까?사뭇 그 애들의 얼굴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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