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오래전의 일

1972 년 9 월 26 일 화요일 ( 맑음 )여인숙에서 깨니 7 시다.간밤은 추웠다이놈의 방구석 더럽게 지저분하고,다시는 오고 싶지도 않는데.......??- 또 오세요.하는 주책없는 주인 여자.선평가는 버스에 오르자 한 20 여분?멀리 산 밑으로 하얀 건물.그리고 감시대가 눈에 들어온다.내가 그리도 찾아 해맨 순천 교도소...그 교도소 주변의 산 아래 옹이 종기 모여있는 집들.왠지 초라해 보인다.-여길 찾기 위해 그토록 내가 해맨 것이었을가?갑자기 허탈해 지는 심란한 마음.한동네서 온 윤섭이 형님.동명이인이 있단 것도 모르고 엉뚱한 곳에서 찾느라 해맸다.순천( 順天 )...몇번이나 동경해온 도시다.한번도 와 보지 않았지만,아담한 모습이 왠지 좋은 이미지로 부각된 곳아마도 ...준자가 그렇게 목이 아프게 칭찬했던 도시.순천은 그렇게 좋은 이미지로 다가왔는데.....이젠 첫 발을 여기서 시작한다.힘껏 호흡하고 치 달려 볼거다.- 인사기록 카드 작성과 소장 면담과교도소 견학.엄격하고 무척이나 딱딱한 분위기를 연상했는데......?직원들 대화해 보니 그렇게 보이진 않는다.윤섭 형님이 여기에 몸 담고 있단 것이 그 나마 위안이다.이런 인연도 쉬운게 아닌데.......- 너무 환희에 쉽게 물들지 말고,또 쉽게 체념과 좌절에 빠지지 말고,침착하게 꾸준히 근무해야 합니다.하는 보안 과장의 충고가 귀에 쟁쟁하다.*** p.s..이렇게 시작된 저의 공직의 첫발은 저 남도 순천였어요.1972 년 서슬 퍼런 박통 시절....그리고,그해 10 월에 한국적 민주주의란 미명으로 독재의 칼을 휘두른박 정희.....< 유신 헌법 >이란 기상 천외한 악법을 만들어 피어나는 민주주의의꽃을 깔아 뭉겠었죠...한국인은 ,한국인의 몸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하듯이 한국적 민주주의를 해야 한다나 뭐라나.......그 대망의 꿈을 안고서 찾아간 순천.실망했어요.곧 바로 사표내고 나오고 싶었어요.어찌나 썰렁하게 보이던지........얼마나 심란하게 보이던지........그 첫출발이 벌써 30 년이 훌쩍 지나가 버리고 말았어요.한 우물을 팠어요바보 처럼.....한번도 외도(?)를 해보지 못하고 고지식하게 말이죠.허지만....이 길을 결코 후회해본적은 없어요.보람으로 느낍니다.휘황 찬란한 출세는 못 했어도 여기에 내가 서 있음에....건강히 내가 서 있음에....감사하고 있어요.아~~!!바로 손에 잡힐듯한 그 시간들..30 년 전의 일들이 바로 눈앞에 가물거립니다.왠지 가슴이 찡해 오네요.이게 , 왠일일까요?정지 시키지 못한 시간에 대한 아쉬움일까요?나이 들어감에 대한 서글픔일까요?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미련 일까요?이 가을밤이 못내 가슴 저려 옵니다.난 ......하나도 변함없이 그 대로 그 자리에 있는데......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4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