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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日目
그 여자
* 장 영수 * 그 여자. 중년의 갈잎처럼타버린 살결에. 흐트러진 축축한머리칼.소년원에 잡혀간 아들과.아는 집 아이를 보아주는딸과. 거처도 없이, 세 식구가헤매이는 서울의 새벽은 안개와연기와 휘감기었다.그 여자. 겨울이면 식모를살고. 더운 한철은 채소를팔고. 노점단속에 걸리면닷새를 살고.어느날. 소년원을 도망치 아들은찾아와, 돈 오백원을 졸랐다.어머니가 가진 돈 천이백원은 내일채소를 살 돈이었건만. 아들은그날 밤, 그 돈을 훔쳐달아났다.그 여자. 나는 그날 이후. 길을걷다가. 뻐스를 탔다가. 또는저 남쪽 어느 부두에 이르렀다가.수없는 그 여자를 보았다. 세상은첩첩, 안개와 연기에 덮여.아무도 깨뜨리지 못한다, 안개와연기. 아무도 돌아보지않는다. 세상은, 불현듯 돌아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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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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