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7 일째
이웃은 사촌인데...
우리집 바로 앞집,영길이 아버지...그 사람은, 우리와 앙숙이었다.어떤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아버지와 일부러 싸움을 걸려고 하고 트집을 걸었다.자기의 아들이 6.25 때에 국군으로 있다가 전사하고 나선살림이 몰라 보게 달라졌다.- 국가 유공자로 선정되어 매달 나오는 원호성금..그 돈을 한푼 두푼 모아 논을 사고 밭을 사고 해서 제법 잘살게 되었다.그게 어디 행복의 전부인가?밥술이나 먹게 된다고 그게 행복은 아니다.졸지에 전쟁터에서 아들을 잃고, 네모박스에 담은 한줌의 재.그걸 받았으니..자식을 옆에 두고 싶어서 였을가?국립묘지에 안장하지도 않고 인근 공동묘지에 묻었다.간혹 술을 한잔 먹거나 추억이 생각나면 영길이 아버지는그 아들의 묘에 가서 울고 불고 하곤 옆에 사람들과 쌈을 하곤했다그게 습관 처럼 되어 버린 영길아버지..이웃사촌이라고 하는데..그는 아버지와 자주 말다툼을 하곤 우리집을 향해 이유도 없는 욕설을 하곤 했다.- 그래, 너는 잘 나서 아들 학교 보내고 우린 못 살아서 아들도 죽이고학교도 못 보냈다..너, 똑똑한 놈..김 00..너 얼마나 잘 사는지 두고 볼란다..첨엔 ,아버지도 그의 말에 대꾸하고 언쟁도 했지만,그게 한 두번이고 ,어디 인간 다워야지.......무시하고, 말면 그는 혼자서 주절대다간 제풀에 겨워 그만두곤 했다.그 많은 욕설과 험담을 듣고서도 못 들은척 하시던 아버지...답답했다.우락 부락한 그 영길아버지 ( 별명이 꺽쇠 )와 쌈을 해선 아버지가 상대가 되질 않아 보였다.아버진 농촌에서 일을 하심서 살긴 맞지 않은 외소해 보이는 육체..키만 훌쩍 컸지,아버진 약해 보이셨다.힘도 없으시고.......참다 참다 못 참으면 어머니가 달려들어 한마디 하곤 하셨다..- 우리가 당신네들에게 밥을 달라 했어요?옷을 달라 했어요?왜 술을 먹으면 우리집과 원수간 처럼 으르렁 거리요 으르렁 거리길..- 에잇..툇.흠..그러곤 슬며시 들어간 영길 아버지..술이 깨고 나면 어제의 그런 실수와 욕설은 언제 그랬냐 듯이 태연하다.어쩌면 그렇게 될수 있을가?그렇게 견원지간으로 살던 ( 사실이지 견원지간으로 살 이유가 없었다.아니 견원 지간이 아니지..영길이 엄마는 그런 남편의 실수를 늘 미안해 하고 사과하곤 햇으니..)그는 나이 60 이 넘어 중풍으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살았다..그 병수발..그 병수발 때문에 영길인 아내와 자주 말다툼을 했나 보다.어느 날....술에 잔뜩 취한 영길이..그날도 중풍으로 눠 있는 아버지 땜에 부인과 심한 다툼을 벌이고급기야 불을 내어 버렸다.그 홧김에 집에 불이나고 그 아버지는 화마와 함께 잿더미로...순간의 욱하는 성미로......그는 천하의 불효자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다 지가 얻은 업보지..뭐...허구 헌날 동네 사람들과 쌈을 한 그 댓가지 뭐야..이런 수군 거린소릴 들어야 했다.인과 응보 였을가?그런 인과 응보를 당해서 그는 그렇게 불에 타 죽어야 했을가?그렇게 살만치 살아도 늘 꼴망태 매고 논둑길을 서성이던 영길이 아버지..그 꺽쇠( 자주 동네 사람들과 꺽꺽 댄다고 그런 별명이 붙었는가 보다)도 이제는 하늘나라로 가신지 한참이 되었다..사람은 선하게 살아야 한단 것을 그 꺽쇠가 보여 주었다.오늘 그 영길이 어버지가 새삼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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