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1 일째
*당신이 가려 하는 그곳은 *
* 원재훈 * 비는 땅을 만나 소리를 냅니다 제 스스로 먼 길을 떨어져 내는 소리 비가 땅을 만나 내는 저 소리는 어디로 가고자 하는 작은 약속이고 땅이 길을 열어 비를 흘려보냄은 그대를 보내기에 주저하는 나를 나무라는 눈물 섞인 가르침입니다 저는 그대를 만나 소리를 냅니다 그대를 사랑한다는 소리 그대를 미워한다는 소리 저 혼자서 견디기에 너무나 무서웠던 세월을 그대의 손목을 잡고 같이 가려 합니다 그대, 그대는 가만히 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킵니다 서너 마리의 새들이 날개를 편채 서 있습니다 그대가 손을 내리자 새들이 빗속을 날아갑니다 새들이 서둘러 떠나는 그곳은 어디인가요 비는 계속 내리고 그대의 뒷모습은 어두운 구름입니다 그대가 가는 곳은 어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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