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7 일째
그게 정상인줄 알았지...
아들중에 아버지가 막내인 관계로 난 늘 항렬이 높아서 곤혹(?)스런 경험을 하곤 했다.항렬이란,너무 높아도,너무 낮아도 ,결코 좋은 것이 아니란 것을 알았다.내가 형님이라 부른 사람들이던가?누님이던가....형수던가..모두가 나보담은 한참 윗이고, 내 친구 되는벌되는 사람들은그들의 아들이 아니면 딸들...큰 아버지의 아들이니깐, 사촌간이지..그 형님이 결혼하고 형수가 시집을 왔었다.왠일인지 난 어려서 모두가 친척이었다,한동네에....아버지 친척도 어머니 친척도 한 동네 살았다.그게 어떤때는 불편하기도 했지....형제들 눈치와 처가의 눈치를 봐야 했던 아버진 얼마나 불편했을가?그런 와중에 처신하기가 힘들었을 어머님도....영래 형님이 장가간때가 내가 아마도 초등학교 입학도 하기 전인6-7 살 정도 되었을 때였을가?형수와 혼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을거다.지금도 그렇긴 하지만,전라도에선 친척간엔 말을 편하게 한다.예를 들면 여보게..그럼세, 그러소...등등..친근감 있게 하대 말을 한다.남이면은 그러시요, 갑시다, 주시요..등등으로 높임말을 쓴다..가까운 친척 형에게도 나이차가 별로 없으면 ' 밥 묵었는가?'하고남이면 식사 했능가요?그런 식으로 친척과 남을 구분하는 말을 즐겨 썼다.어머님의 친척인 이모들도 어머니께 언제 높임말을 쓴걸 보지 못했다.- 성(언니), 이거 좀 먹어 보소...이런 식으로 친근감있게 말을 하는것을 들었었다.영래 형님이 동네 공동 샘이 있는 바로 위에 사셨다장남인 형님은 바로 신접 살림도 거기에 차리고....결혼한지 한 열흘정도나 흘렀을가?그때 결혼식엔 가서 보았지만,한번도 개인적으로 형수와의 조우는 없었지.그날은 목이 말라서 물을 먹기 위해서 그 시집온지 얼마 되지 않은형수에게 쪽박을 빌리러 갔다.공식적인 첫 만남이라 쑥스럽긴 했지만, 대화를 하지 않을순 없었지.내가 작은 아버지의 아들이란 것도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을거고..- 저기 물 좀 떠 묵을라고 하는디 쪽박 좀 주소...- 네??그러시요..호호호....( 왜 저렇게 웃고 하지? 내가 뭐 잘못했나? )나완 사촌 형수와 시동생 사이라....어찌 보면 어려운 사이다.내 나이가 6-7 살이라 해도 시동생은 시동생이 아닌가?그런데 내가 말을 걸자 아무말도 않고 웃고만 있었다..한참을....그 이후에 그런다.- 이놈아, 형수 보고 누가 허소라냐?허소가 뭐여 허소가...이렇게 어머님이 말씀 하셨다.- 아니..우리와 친척이잖아?그래서 그렇게 했어...엄니...왜 그래??- 앞으론 형수한텐 절대로 그러네 저러네 하지 말아..네 하고 깍듯히 붙여 줘야해 누가 들으면 이놈아 놀리겄다..쌍놈이라고 해 이 놈아 다신 그러지 마.....- 저 놈이, 저 나쁜 놈이 글쎄 형수보고 허소했어요...이모들이 나중에 이렇게 날 놀리곤 했다.어찌나 부끄럽던지.......??허지만, 난 나름대로는 어떤 개념을 잡아 놓고 그 질서에 의해서 말을 하는데..잘못인가??왜 큰어머니는 허소 하고 친근하게 말을 하는데 며느리는 안되는가?한참동안 그것이 이해가 안되었다.난 친척이라고 한참을 생각해서 깍듯히 애기했건만.....그것이 그렇게도 내가 꼬투리 잡힐 말이 될줄이야......- 에이 자석.. 츳츳...이놈아, 글쎄 형수보고 허소 헌놈이 너 말고 어딨다냐?하하하..이모님도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날 놀렸었다..그 새댁이었던 형수가 후두암의 선고 받고 가실날만 기다리고 있다.참 세월의 무상함이여...인생의 허무함이여.....그 형수는 그때의 나의 실수를 지금도 애기하면 배를 잡는다..오늘 위안의 전화라도 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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