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3 일째

흰 광목 빛(퍼온시)

* 나희덕 *먼 길 가는 모양이다동네 어귀 느티나무 그늘 아래어떤 부부가 버스를 기다리며 서 있다조금은 떨어져 선 두 사람은목도리가 같아서인지 한눈에 부부 같다지아비가 한 손을 올린 채 앞으로 나와 있고지어미는 조금 뒤에서 웃고 있다시골버스의 유일한 승객인 나는그 부부를 발견하고 내심 반가웠지만운전기사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지나치는 게 아닌가두 사람이 늘 거기 서 있으면서도한번도 버스를 탄 적이 없다는 듯이아아, 버스로는 이를 수 없는 먼 길을 가는모양이다그 부부는 이미 오랜 길을 걸어 저기 당도했을 것이고잠시 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는지 모르겠다그런데 정갈하게 풀을 먹인 광목 목도리는누가 둘러주고 간 것일까목도리에 땀을 닦고 있을 그들을 뒤돌아보니미륵 한쌍이 석양 속으로 사라진다 두 개의 점,흰 광목 빛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5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