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7 日目
잊혀지지 않은 너....
아주 가는 명주실처럼 이슬비가 내리는 날이다.봄이 이렇게 소리없이 오고 있는가 보다.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성큼 다가온 계절.시간이 흐를수록 나이가 들수록 왜 우린 망각을 못하는가?그 유년의 기억은 왜 그렇게도 또렷히 남겨 지는 걸가?왜 그 망각의 강물은 다시 내 앞에 흐르는 것일가?섭아,그래 너의 이름이 내 기억에 잊혀지지 않고 너의 얼굴이 한시도 잊어본적은 없었어도 너의 이름을 불러본적이 언제던가........기억조차 없구나.코를 질질 흘림서 무릎이 까지도록 뛰어 놀던 우리들.시냇가로 ,때론 방죽가로, 그리고 뒷동산으로 오르던 우리...삶이 고달퍼도 유년의 기억은 다 아름다운데....그 아름다운 꿈을 넌 어디에 접고 사는 거니?넌,어디에 둥지를 틀고서 고단한 몸을 쉬고 있는지.....섭아?< 문신김 >으로 맺어진 우리의 우정.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맺은 우정을 잊지 말잔 의미로 만든 우리의 맹서.아무리 뿔뿔히 헤어져도 우정의 빛갈을 지우지 말자던 우리...문신김..그런 의미를 되새기엔 우리가 너무도 훌쩍 커 버렸을가?유치한 꿈들이라 코웃음을 칠건가.......한 동아리로 어깨 동무함서 뛰놀던 우리.- 월평의 들녘으로, 기룡의 들녘으로 달리던 우리.- 문의 누나랑 함께 포도를 사 먹으러 다니던 금곡의 포도원.- 복숭아 익은 여름엔,셋이서 몰래 서리해 먹던 대안의 그 복숭아 밭....- 뒷동산에 올라서 남의 보리를 때론 밀을 몰래 베어다 끄을려 먹던그런 낭만들.잊혀지지 않은 우리의 유년기억.새까맣게 물든 입술을 쓱 닦고서 첨벙하고 뛰어든 방죽의 푸른 물.그리곤 배고픈줄 모르게 미역을 감던 우리,눈알이 토끼 눈알같이 되도록 물장구 치고 놀았던 기억들.섭아?너 설마 잊혀진 것은 아니지...?이젠 우리사이에 세월의 강물이 너무 많이 흘러갔다.아득히 멀리 보이는 그런 기억들.손을 뻗히면 다가올 것 만 같은 그림들.섭아?하고 부르면 금방 어디선가 나타날 것만같은 너.잊을수 없는 너...........이렇게 봄이 오는 길목은 늘 서럽다.겨우내 잊고 살았던 추억들이 하나둘 되살아나 그리움으로 채색되기때문이다.그곳에 가면,방죽도, 월평이든 기룡이든, 그 대안의 복숭아 밭도 그대로 이고..우리가 소곤 거림서 사 먹던 그 포도밭은 이젠 거대한 목장으로 변했을 뿐.......모두가 그대로 인데....너만 보이지 않은 얼굴로 남아있구나.섭아?붉게 물든 진달래가 온 산을 물들이기 전에 대답해 다오.나 여기 있어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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