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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7 일째

純銀이 빛나는 이 아침에( 퍼온시 )

* 오 탁 번 * 눈을 밟으면 귀가 맑게 트인다.나뭇가지 가지마다 純銀의 손끝으로 빛나는눈내린 숲길에 멈추어 선겨울 아침의 행인들原始林이 매몰될 때 땅이 꺼지는 소리,천 년 동안 땅에 묻혀딴딴한 石炭으로 변모하는 소리,캄캄한 시간 바깥에 숨어 있다가발굴되어 건강한 炭夫의 손으로화차에 던져지는,原始林 아아 原始林그 아득한 世界의 運搬소리이층방 스토브 안에서 꽃불 일구며 타던딴딴하고 강경한 石炭의 發言.연통을 빠져나간 뜨거운 기운은 겨울 저녁의 無邊한 世界 끝으로 불리어 가은빛 날개의 작은 새,작디 작은 새가 되어나뭇가지 위에 내려 앉아해뜰 무렵에 눈을 뜬다.눈을 뜬다.純白의 알에서 나온 새가 그 첫 번째 눈을 뜨듯구두끈을 매는 시간만큼 잠시 멈추어 선다.행인들의 귀는 점점 맑아지고지난 밤에 들리던 소리에생각이 미쳐앞자리에 앉은 계장 이름도버스·스톱도 급행번호도잊어버릴 때, 잊어버릴 때,분배된 해를 純金의 씨앗처럼 주둥이 주둥이에 물고 일제히 날아오르는조용한 동작 가운데행인들은 저마다 불씨를 분다.행인들의 純粹는 눈내린 숲 속으로 빨려가고숲의 純粹는 행인들에게로 오는移轉의 순간,다 잊어버릴 때, 다만 기다려질 때,아득한 世界가 運搬되는은빛 새들의 무수한 飛翔 가운데겨울 아침으로 밝아 가는 불씨를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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