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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7 일째

남의 일기 엿보기

내가 일기를 써 온지는 상당히 오래전이다.

그 만큼이나 나의 일기에 대한 애착은 남 다르다.

새해가 오면 일기장을 선물로 주고 받던 시절.......

어느 것은 화려한 색상에 표지엔 열쇄가 채워져 있다.

 

비밀일기. 사실.... 일기란 비밀이 아닌 것이 어디 있는가?

지나간 날들의 일기. 어쩜 그리도 바보 였을가? 어쩜 그리도 순진 했을가?

그 유치하기 이를데 없는 문구들.... 유치하고 볼품없는 것들이라 해도 내겐 소중한 나의 발자취라 버리고픈 마음은 없다.

비록 그 일기장이 누렇게 변색된 일기장이라도 해도.......

하루의 일과를 마감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희디흰 여백위에 오늘의 일들을 떠올리고 적는다.

총각시절엔 방금 만나고 헤어진 여자에 대한 것이 거의 전부였고..

21 일간인가?? 삶과 죽음의 계곡을 넘나들던 그때는 온통이나 잿빛으로 얼룩진 그런 슬픈 애기들 뿐...

 

그래도 일기는 나만 본다는 그런 확신이 서서 가끔은 너무도 진솔하게 그린적도 있었지...

일기를 공개한단 자체가 웃기는 짓이니...

어디 진솔하게 쓴단것이 쉬운일이 겠는가? 하나는 보여주기 위한 것....

하나는 나의 일급 비밀을 적어야 겠다.

 

 

가끔은 남의 일기를 훔쳐 본다.

살짝 남의 침실을 엿보는 것 같은 기분. 가슴은 두근거리고 ...

관음증?? 암튼 감춰진 한 사람의 단면을 읽을수 있어 좋다.

그 사람만의 생각.. 그 사람만이 느낄수 있는 그 사람의 창......

그 창을 통해서 내가 모른 세계를 들여다 보기도 하고..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글들도 있다..

그런 사람은 손을 벌려 뜨거운 악수를 나누고 싶고....

외로움에 떠는 사람은 도란 도란 진지한 친구가 되고 싶기도 하다..

 너무도 진지하게 너무도 진솔하게 쓴 일기도 읽고...

의도적이고 보여 주기위한 글도 있고.........

- 공감하는 부분이 같고 추억을 회상케 하는 글도 있고.. -

 살아온 배경이 같으면 좋은데 여긴 엇 비슷한 사람은 없나 보다.

 

 

어려선 형의 일기를 훔쳐 읽기도 했다.

걸렸다면 엄청 맞았을거다..

형은 대학 노트에 날마다 빠지지 않고 기록하곤 했다..

형이 생각하는 세계.. 형이 인생관..

뒷집에 사는 임 X X 을 좋아했었단 것도 일기를 보고 알았다.

형이 간직하고 있는 그런 비밀.......

- 진실한 글을 쓸때 좋은글이 되고 감정에 충실할때 좋은글이 되는 것 어느 분의 소감문 처럼...

 시를 달달 외는 것이 잘한 일인 것처럼 알고 있는 청소년들.

달달 외어야 시험에 답을 알수 있으니.....

 

 

시를 가슴으로 읽고 뜨거운 마음으로 다가서는 것이 아니라....

달달 외기는 해도 시인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모르는 사람들.......

어찌 그 애들을 탓하겠는가??

시는 감상은 하지 않아도 좋고 시를 외운단 것은 멋있게 그 시를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수능시험에 잘 나오는 시를 알기 위한 것.. 이런 비극이란....!!

 여기 와서 보면 진정으로 좋은 글을 쓴 사람도 본다.. 어쩌면 이리도 아름답게 글을 쓸수 있을가...?

 감탄이 나오는 것도 있다. 가끔은 그 분의 좋은 글은 내 일기장에 살며시 퍼오기도 하고 ...

 

오늘도 일기를 써야 한다. 이 일기 속에 내가 오늘을 산 흔적이 뭍혀있기 땜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것도 .............

어쩜 작은 흔적을 남기고픈 욕망이 아닐가?

 내가 오늘 여기서 이렇게 존재 했노라... 하는 나의 발자취.

오늘 하루내 감기 기운에 좋은 글도 못쓰고 말았다....

- 오늘이란 시간은 영원히 오지 않으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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