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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당신을 생각합니다(퍼온시)

(김기린)보름달이 뜨는 날은달을 닮은 당신을 생각합니다햇살이 눈을 몹시 부시게 하는 날은고요하다가는 불같이 정열적인 당신을생각합니다냇물이 살얼음을 마지막으로 걷어올리던 날은속으로만 살아가는 당신을생각합니다향내음 봄바람이 불어오는 날은간지러운 당신을생각합니다숲들이 어울려 자장가를 부르는 날은나를 재우지 않고는 잠들지 않던 당신을생각합니다곡식이 여물고 하늘이 높던 날은처음 나온 과일들을 먼저 먹이지 못해 안달하던 당신을생각합니다강풍이 모질게 몰아치는 날은따뜻한 체온으로 나를 데워주던 당신을생각합니다이렇게 당신을 생각하는 것은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당신이 생각을 불러일으켜 준 것입니다당신을 생각하면서내가 여태 사랑을 받지 못했던 까닭을이제사 조금씩은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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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4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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