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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일째
시계풀의 편지 3 (퍼온시)
김승희 세상에서 제일 큰 것은 하늘이라고 말한 사람은 누구일까. 그는 얼마나 철이 없었을까. 그는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어떤 사람에겐 하늘이 액자만 하다는 것을 액자보다 더 작은 하늘이 있다는 것을 그는 몰랐을까. 그는 정말 몰랐을까. 상처 안에 또 하나의 상처. 그 안에 골목 같은 상처. 그 안에 창살만한 상처. 그 아래 몽고반점만한 사랑. 하늘이 푸르른 것은 아직도 꿈꾸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사람은 누구일까. 그는 얼마나 철이 없었을까. 그는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어떤 하늘은 때때로 몽고반점처럼 푸르르고 죽고 싶도록 멍든 사람들이 멍든 빛깔로만 사랑을 칠하고 있는 살고 싶도록 푸르른 하늘. 하늘이 푸르른 것은 그런 멍든 사람들이 하늘을 등지고 푸른 언덕 위에 가슴을 대고 아아 가만가만 자신의 파아란 상처를 울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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