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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일째
정원( 퍼온시 )
- 장만호 아침꽃을 저녁에 줍는다 하늘은 어디에 이 많은 음들을 숨겨두고 있었던 걸까 부딛치자 마자 세상을 온통 악기로 만드는 환한 빗방울들 이런날이면 새들도 타악기다 흙들은 더욱 겸손해져서 길잃어 젖은 개미에게도 발자국을 허락한다 덜자란 풀꽃들을 솎아 내는 일은 언제나 힘들다 무엇을 가꾼다는 것은 잘라내거나 뽑아내는 일이라는 걸 이 정원에서 배우기도 했지만 모르겠다 꽃들에게도 말은 있어 그 꽃말들을 듣다보면 작은 것 들일수록 제 뿌리를 다해 흔들리거나 은화 식물처럼 열망의 보따리를 감추고 있다는 것을 이 정원의 저녁 작고 덜 자란 것들이 나를 가르친다 아이들은 잘 살고 있을까 영희, 영호 영숙 내가 이름 붙힌 부끄러운 꽃말들 볼품없는 한 생이 떨군 젖은 꽃잎들 아침에 꽃들을 저녁에 주워 올릴 때 깊은 나무들이 울리는 푸른 풍금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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