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3 일째
뒤늦은 편지 (퍼온시)
- 유하 늘상 길 위에서 흠뻑 비를 맞습니다 떠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떠났더라면, 매양 한 발씩 마음이 늦는 게 탈입니다 사랑하는 데 지치지 말라는 당신의 음성도 내가 마음을 일으켰을 땐 이미 그곳에 없었습니다 벚꽃으로 만개한 봄날의 생도 도착했을 땐 어느덧 잔설로 진 후였지요 쉼 없이 날갯짓을 하는 벌새만이 꿀을 음미할 수 있는 精止의 시간을 갖습니다 지금 후회처럼 소낙비를 맞습니다 내겐 아무것도 예비된 게 없어요 사랑도 감동도, 예비된 자에게만 찾아오는 것이겠지요 아무도 없는 들판에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게으른 몽상만이 내겐, 비를 그을 수 없는 우산이었어요 푸르른 날이 언제 내 방을 다녀갔는지 나는 모릅니다 그리고 어둑한 귀가 길, 다 늦은 마음으로 비를 맞습니다
암호화
암호를 해제하였습니다.
암호화
암호해제를 실패하였습니다.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