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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3 일째

바람이 좋은 저녁 (퍼온시)

- 곽 재구 - 내가 책을 읽는 동안 새들은 하늘을 날아다니고 바람은 내 어깨 위에 자그만 그물침대 하나를 매답니다 마침 내 곁을 지나가는 시간들이라면 누구든지 그 침대에서 푹 쉬어갈 수 있지요 그 중에 어린 시간 하나는 나와 함께 책을 읽다가 성급한 마음에 나보다도 먼저 책장을 넘기기도 하지요 그럴 때 나는 잠시 허공을 바라보다 바람이 좋은 저녁이군,라고 말합니다 어떤 어린 시간 하나가 내 어깨 위에서 깔깔대고 웃다가 눈물 한 방울 툭 떨구는 줄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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