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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3 일째

결혼식

동대문부근에 있는 컴팩스 프라자11층에 있는 예식장에서 흥래형님의 막래딸 은자의 결혼식이 있었다...31 살이나 된 나이에 이제야 혼인을 하게 되니 얼마나 마음이 홀가분할가?비가 내린데도 손님은 비교적 많았다.정말 오랜만에 동대문에 왔다.서대문에 살때는 어떤 날은 천천히 버스 타고 와도 금방이라 토요일이나 일요일은 동대문엘 자주 갔었는데 여기 와서 살면서는 언제 갔던가?기억이 가물 가물하다...동대문 시장에서 옷도 사고 청계천4가에 있는 재고 서점에서 책도 사곤 하던 재밌던 기억들...덩그마니 서있는 동대문을 보니 왜 그리도 초라한지?고층 빌딩가운데 작은 동대문이 옛정취를 잃지 않고 맞아 준다..전에는...동대문 주변이 집들이 고층건물들이 없어서 동대문이 웅장하게 보였는데 지금은 거대한 빌딩군속에 묻힌 초라한 모습이다...이대 동대문 병원도 그대로고...창신동 오르는 가파른 고개는 거대한 아파트 단지로 변해서 초라한 판자집들이 다닥 다닥 붙어있던 서민의 집들은 찾아 볼수도 없다....삼선동 살던 매형집을 찾아갈땐 늘 여기 동대문에서 갔었지...창신동 골목을 구불 구불 한참을 올라가야 닿는 삼선동 고개....이젠...그런 길은 찾을수도 없다..동대문 바로 옆에 있는 언덕위에 있는 이대 동대문 병원....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 그 모습으로 서있다..꼭 잊고 살던 고향을 찾은 기분이다..매형의 생활터전은 바로 여기 동대문시장에 있는 신협상회였지...그땐 여기까지 걸어다녔고 아마도 한 10 여분 거리였을거다...신협상회에서 야채나 마늘을 취급하고 여기서 서울로 아니면 지방으로 물건을 팔러 다닌 매형...그래도 한때는 생활력이 누구보다도 강하고 언젠가 잘 살겠다는 의지로 고생을 낙으로 삼는단 편지도 가끔 보내곤 했었지...동대문....내가 서울에 와서 젤로 먼저 인연을 맺은곳이 바로 동대문이고 매형이 시골 뜨기인 나를 젤로 먼저 델고 다니면서 구경 시켜준 곳도 바로 동대문 시장이었다...아이 쇼핑...돈들지 않고 구경시켜 주는 아이 쇼핑...그렇게 구경 시켜 줌서도 어떤 물건하나 사주지 않던 매형의 그런 구두쇠 같이 강한 생활력....아주 오랜 옛날이다.식장에 낯익은 얼굴들이 많았다...고향의 나보담도 10 살정도의 나이가 차이가 있는 형님들...- 아버지와 가깝게 지냈던 삼범씨 아들들...- 군대서 어떻게 하다가 육군 소령으로 예편하고 이젠 예비군 중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종열형님...그는 사병으로 입대하였다가 어떻게 해서 장교로 전직하였는지는 몰라도 한때는 인물 났다고 화재가 되었던 종열...기왕 장교로 있을 바엔 더 진급할것이지 왜 소령인가?소령...군에선 그래도 소령이라 하면 괜찮는 계급이긴 한데 사회선 어디 알아줘야 말이지...- 늦게야 서울로 진출한 재호...- 한동네 살면서 같이 놀던 연옥이...그는 조카뻘이 되지만 하나도 늙지 않은 팽팽한 젊음을 유지 하고 있다.그때도 귀엽고 작은 체구가 지금도 별로 변하지 않고 그런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건강비결은 뭔가?삶을 낙관적으로 사는것이 아닐가...이런 결혼식장에 오면 늘 느끼는 것이지만 왜 그렇게 사람들이 전과 다르게 변하고 있을가?그저 반가운 척할뿐이고 별로 반갑게 맞는것도 아니고...무미건조한 생활에서 몸에 벤 권태일가?서울시 산하에 몸담고 있는 일종이도 왔다..유 일종...동생 뻘이되는 관계지만 이놈도 왜 그리도 무심한지?내가 어쩌 어쩌 하다가 전화하면 그때 통화하고 담엔 또 침묵...그렇게 살아야 할 필요가 없는데도 그는 전이나 지금이나 그렇게 철저하게도 앞에다 성을 쌓고 살고 있다...다른 직원들과도 그런 교분을 유지 하고 있는것인지?하긴....대화하고 만나고 해도 별로 달라질것은 없지만 그래도 아는 사람들과 안부도 전하고 어떤 대화도 하고 살면 누가뭐라 하나?이런 자들은 보나 마나 자기의 속을 닫아 걸고 그렇게 산다...그런 사고 방식이 그런걸 어떻게 할건가?- 우리 동네서 가난하게 살다가 서울로 떠난 종호 형님....그 형님도 이젠 나이가 많아서 노인처럼 변했다...사당동에 산다고 하니 형님과는 자주 어울릴 것 같다...자꾸 자기 집을 가잔 흥래 형님....그런 사람이 그렇게 오랫동안 속이 좁게 문을 닫아 걸고 살았을가?그런 세월이 얼마나 후회가 되는데.....남산 시골형님과 동행으로 오고 말았다..서울역에서 내려서 중림동이라 천천히 걸어서 가겠단 형님...하긴 서울역에서 걸어가도 금방이지...작은 봉투 하나 집어 줬다..- 가시는 길에 차 속에서 잡수고 싶은것을 사서 잡수세요...전 7월 말이나 되어서 휴가 갈것같아요...홍래 형님도 이젠 7순이 된 노인으로 그 카랑 카랑하던 기개는 어디로 갔을가?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단 생각을 해 본다...갑자기 허무한 마음으로 영등포 까지 오는 중에 이것 저것 생각했다..이 무더운 여름날에...긴 와이샤스에 양복을 입으려니 죽을 지경이다...버스 속도 왠지 후덥지근하고 눅눅한 습기가 벤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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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5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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