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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3 일째

옛꿈을 다시 꾸며 ( 퍼온시 )

--아우에게 자라봉이 걸어온다. 발목이 조금 삐인 채 다가서는 산자락의 당나뭇가지에는 우리가 걸어둔 눈물과 몇 개의 낱말들이 눈을 뜨고 그때 날려보낸 모습 그대로의 멧새 한 마리 파닥이며 옛집의 처마밑을 선회하고 있다. 눈을 들어라. 우리는 이제 턱수염이 거칠어지고 꿈도 몇 번씩이나 뒤집어 꾸게 되었지만 그때는 옛날, 옛날엔 꿈이 컸다고 투덜대는 그런 나이가 돼 버렸지만, 고향도 등졌지만 눈을 들어라. 시멘트 벽에 기대어 서서 자주 자주 한숨 쉬고, 눈물을 훔치고 이제 우리는 더 커진 눈으로 떠돌며 아파해야 하는 철도 들었지만 꿈은 아직도 왜 고향 하늘만 맴돌고 있는지. 하늘 보기가 왜 이리도 어려워만 지는지. 그러나 눈을 들어라. 오늘 나는 옛집의 낯선 불빛 앞에 서서 자라봉을 끌어안고 있으니, 우리가 걸어두었던 눈물빛과 몇 개의 낱말들을 부여안고 하늘 저켠, 흘러가는 구름에 떠 흐르는 희미한 꿈조각을 더듬고 있으니, 눈을 들어라. 언제나 우리는 헛돌고 있을지라도 헛돌지 않을 날을 꿈꾸며 밤을 건너면서, 옛꿈을 다시 꾸며... - 작가 이 태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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