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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3 일째

‘님비’ 앞장서는 서초구(퍼온글)

서울 시립벽제화장장은 포화상태다. 지금도 오후 늦게까지 주검을 화장한다. 이런 추세로 가면 내년에는 화장도 줄을 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만큼 서울의 제2화장장 건립은 시급하다. 그러나 터 선정부터 어려움에 부닥쳐 있다. “지역개발 원하는 곳에 화장터를 설치하자.” 서울 서초구가 화장장 건립을 반대하며 내건 문구다. 서초구는 재정이 풍부하니 화장터는 가난한 동네에 지으라는 뜻이다. 또 직능단체를 부추켜 관제데모를 하고, 시장과 구청장이 서로 당이 달라 서초구에다 화장장을 지으려 한다는 음모론도 제기한다. 그러나 이는 핑계이고, 진실은 `혐오시설이 들어오면 지역 이미지가 나빠지고 집 값이 떨어진다'에 가깝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서초구는 “공청회고, 대화고 다 필요없다”며 두차례에 걸친 `추모공원 터 선정위원회'의 공청회도 무산시켰다. 이런 서초구가 23일에는 `청계산은 환경오염 정화기능이 뛰어나고 각종 휘귀동식물이 살아 보존가치가 매우 높다'는 내용의 환경포럼을 열었다. 25일에는 청계산 화장장의 적합성에 대한 자체 공청회도 예정돼 있다. 시 관계자는 이를 두고 “교통체증과 환경보전을 내세워 청계산 화장장 계획을 원천봉쇄하자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청계산 자락인 내곡·원지동은 제2화장장의 유력한 후보지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이곳이 후보지로 결정돼 공사에 들어간다 해도 청계산을 파괴하는 것은 아니다. 논·밭이 있는 야트막한 야산 기슭에 건물을 지어도 충분하다. 또 환경공해도 걱정할 필요없다. 최근에 벽제화장장을 이용한 사람들은 화장장이 혐오시설이라는 데 대부분 동의하지 않는다. 무공해 시설이기 때문이다. 죽음은 누구나 피할 수 없다. 서초구 주민들이 지역이기주의를 넘어 세상을 하직한 이들을 편안히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일에 동참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허종식/민권사회1부 기자 - 한겨레 신문 칼럼에서 옮긴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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