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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4 일째

검은 우물( 퍼온시 )

- 김수영외딴곳에 집이 한 채 있으면 하고 생각하지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자라지 못하는 돌투성이 언덕, 뙤약볕에 익은 돌들이 서늘해지는 밤이면 불꽃을 내며 터지고 뜨거운 돌 아래 뱀과 붉은 지네가 우글거리는 곳에바닥이 안 보이게 우물 하나 파고 밤마다 들여다보며 있고 싶지 우물 바닥 깊은 곳에서 올라와 무화과잎처럼 펼쳐지는 우우거리는 것들이 더 깊은 울림을 지니도록 두레박이 깨어져라 수면을 때리지 아무리 퍼마셔도 목마른 물이 있지 끊임없이 솟아도 결코 차오르는 법 없는 밑바닥 없는 구멍 우물 바닥은 내 눈보다 더 축축한 검은 빛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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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6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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