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그리움의 시( 옮긴 시 )
김선굉 널 위하여 한 채의 섬을 사고 싶었다. 파도에 흰 발목을 묻을 수 있는 해안이 낮은 섬을 사고 싶었다. 널 위하여 오늘은 눈이 내리고, 그 속을 내가 걷고 있다. 옛날엔 내 어깨가 아름다워서 흰 달빛을 무겁게 얹을 수 있었고, 머리채에 푸른 바람을 잉잉 머물게 할 수도 있었다. 온몸으로 눈을 받으며 눈길을 걷는 것은 참 쉬운 일이었다. 마른 풀잎과 잔 가지에 내리는 눈발을 보며, 나는 지금 서툴게 걷고 있다. 흰 눈 속에서 홀로 붉고 붉어서, 부끄러워라, 천천히 멈추어 서서 천천히 눈을 감는다. 잠시 후 눈이 그치면 금오산은 한 채의 희디흰 섬으로 떠오를 것이고, 내 눈은 아름다운 섬을 아름답게 볼 수 있으리라. 그걸 네게 주겠다. 아아, 너무 작은 내가 너무 큰 그리움을 너에게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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